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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머던지기 무로후시 ‘7년만의 포효’

등록 2011-08-29 23:02수정 2011-08-30 09:25

2004년 올림픽 우승뒤 부진
대구대회 아시아 두번째 금
‘동유럽 벽’ 앞서 좌절했던
투척스타 아버지 한도 풀어
일본 투척의 자존심 무로후시 고지(37)는 해머던지기 세계 정상을 확정지은 뒤 응원석 쪽으로 향했다. 그가 달려가 안긴 사람은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66)였다. 둘은 서로를 꼭 껴안아 주었고, 관중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줬다. 무로후시는 “아버지 없이는 오늘의 나도 없었다.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같은 종목에서 아시아경기대회 5연패, 일본선수권대회 12연패를 달성한 일본 투척을 대표하는 철인.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에 서지 못했다. 아버지가 못다 이룬 한을 아들이 마침내 풀어낸 셈이다.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해머던지기 결승. 무로후시는 81m24를 던져 헝가리의 크리스티안 퍼르시(81m24)를 불과 6㎝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 여자 원반던지기 리옌펑(중국)에 이어 아시아 선수 가운데 두번째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2001년 에드먼턴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무로후시는 2003년 파리대회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무로후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투척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당시 1위였던 어드리안 언누시(헝가리)가 약물 검사에서 적발돼 메달을 박탈당한 뒤 이어받은 금메달이어서 아버지와 아들 모두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압도적인 실력으로 경쟁자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차 시기에서 81m03, 3차 시기와 5차 시기에서 연거푸 81m24를 던지는 등 이날 세 번이나 81m를 넘기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번번이 동유럽 선수들에게 밀린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는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자식에게 기대하면서 루마니아 창던지기 국가대표 출신과 결혼했다. 이 때문에 무로후시는 생김새부터 보통 일본인과 달랐다. 외모는 어머니를 닮아 서양인에 가까웠고 체구(187㎝·99㎏)도 당당했다. 특히 악력이 남달라 해머던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의 여동생인 무로후시 유카(34)도 지난해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포환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따내 투척 분야에서 ‘가족의 힘’을 발휘했다.

대구/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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