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세계선수권 400m 첫 준결…‘블레이드 러너’ 역사가 되다

등록 2011-08-28 20:48수정 2011-08-29 10:02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28일 열린 2011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예선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대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28일 열린 2011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예선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대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11 대구 세계육상
피스토리우스, 비장애인선수 5명 제쳐…“참 경이로운 순간”
휴일(28일) 오전 대구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의 시선이 8번 레인에 꽂혔다. 그곳엔 탄소섬유의 보철 다리를 한 장애인이 서 있었다.

출발은 늦었다. 칼날처럼 휘어진 의족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출발 반응 속도가 늦다 보니 초반엔 경쟁자들에게 뒤처졌다. 그러나 200m를 지나면서 하나둘 추월하기 시작했다. 외국 관람객까지 모두 입을 모아 “오스카!” “오스카!”를 연호했다.

결승선을 앞두고는 선두권 5명과 혼전. 뒤처지면 조 4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마침내 전광판에 기록이 찍혔다. 45초39. 3위였다. 순간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준결승 진출을 마음으로부터 축하했다.

이날 세계 육상사의 한 획이 대구 스타디움에서 그어졌다.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프리카공화국)가 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비장애인과의 경쟁을 당당히 통과한 것이다. 자신의 최고 기록(45초07)에는 못 미쳤지만 두번째로 좋은 개인기록이었다. 피스토리우스는 함께 레이스를 펼친 동료들과 포옹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감격을 누렸다.

피스토리우스는 시각장애인인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24·아일랜드)가 전날 먼저 남자 100m 예선에 출전하는 바람에 ‘장애인 선수 첫 출전’의 이정표는 양보했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최초로 예선을 통과하는 쾌거를 이뤘다. 스미스는 10초57로 조 5위에 그쳐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루기 전에 자신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 않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싸워야 했던 피스토리우스는 “여기까지 오는 게 오랜 목표였는데,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었다”며 감격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출발은 늦었지만 190m쯤에서 안정을 찾았고, 두번째 코너를 돌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결승선 40m를 남기고 옆에 세 명 정도가 있어 내가 잘 뛰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돌아봤다. 29일 저녁 8시 남자 400m 준결승전에 나서는 그는 “내일도 오늘처럼만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남자 110m 허들에서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서는 ‘황색 탄환’ 류샹(28·중국)은 13초20의 좋은 기록으로 예선을 2위로 통과했다. 그와 금메달을 다툴 데이비드 올리버(미국·13초27)와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쿠바·13초42)도 몸 풀듯 가볍게 1회전을 통과했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도 4m55를 훌쩍 넘으며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고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대구/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