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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1급수 스포츠’ 육상의 매력속으로

등록 2011-08-26 20:08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트랙 &필드
육상은 심판이 경기 승패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인간의 원초적인 능력을 공정하게 겨루는 육상을 깨끗하다는 의미로 ‘1급수 종목’이라 한다

“심판 때문에 졌다”는 말이 있다. 피나는 훈련을 해서 상대보다 더 나은 경기력으로 나섰는데, 심판 때문에 진다면 얼마나 불공정한가?

그러나 육상은 경보를 제외하고는 심판이 경기 승패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때문에 국제 스포츠 관계자들은 인간의 원초적인 능력을 공정하게 겨루는 육상을 깨끗하다는 의미로 ‘1급수 종목’이라 한다. 모든 종목에 세계대회가 있지만, 유독 육상선수권을 올림픽,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함께 3대 메이저 스포츠라고 부르는 이유도 육상이 스포츠의 대표인 1급수 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박한 트릭은 있다. 트랙 800·1500m 중거리, 5000·10000m 장거리, 3000m 장애물에서의 치열한 작전이다. 여러명이 출전한 나라는 다른 나라 유망선수를 전후좌우 감싸 집어넣기도 한다. 이른바 포켓에 갇히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기록 향상이 가팔라지면서 정교함은 까다로운 조건이 된다. 필드의 투포환, 원반던지기, 해머던지기는 40도의 부채꼴 각도(투창은 29도) 안에 투사물을 떨어뜨려야 한다. 멀리뛰기와 세단뛰기는 최소 3차례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 결과에 따라 결승진출자를 가려서 또다시 3차례 기회를 주는데 총 6차례의 기록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 선수의 기록이다. 높이뛰기와 장대높이뛰기는 한 높이에 3차례 도전할 수 있는데 1분30초~2분의 시간 내에 시도해야 한다. 릴레이 경기에서 바통이 떨어지면 반드시 건네준 선수가 도로 주워 전달해야 한다.

경보 심판들은 곳곳에 배치돼 선수들의 두 발이 동시에 공중에 떠 있는지, 걷는 동안 지면에 닿은 다리의 무릎관절이 한순간 똑바로 뻗어 있는지를 감시한다. 세 번 지적을 받으면 실격이 된다. 100m와 110m 허들, 200m 멀리뛰기 세단뛰기 높이뛰기 등은 뒷바람이 초속 2m 이상 불면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100m와 110m 허들, 200m는 출발 50m 지점에서 풍속을 잰다.

결선에 진출한 8명은 금 6만달러(6486만원), 은 3만달러, 동 2만달러, 꼴찌 4천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별도로 10만달러(1억800만원)가 추가된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국내 선수 금메달에 10억원을 걸었다. 국내 선수가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면 총 11억7천만원을 받지만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다.

육상경기는 순수하고, 공정하고, 정확한데다 아름답다.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긴 장대를 딛고, 블란카 블라시치가 운동화에만 의지해서 공중을 나는 모습은 스포츠 곡선 가운데 가장 아름다움의 극치다. 혼자 달리고, 던지는 고독한 선수들은 경기를 하면서 자신을 생각하고, 우주를 생각하고, 세계신기록을 생각한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5000m·10000m·마라톤을 석권한 체코슬로바키아의 에밀 자토페크는 “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물속을 헤엄치고 사람은 땅 위를 달린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남자 장대높이뛰기 6m14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인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는 이런 말을 남기지 않을까? “자토페크 형! 사람도 하늘을 나는 경우가 있다구요.” 스포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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