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크로즈비(23)
미국과 아이스하키 결승전서 연장 결승골
“현실 같지 않다. 꿈만 같다.” 캐나다 아이스하키의 ‘슈퍼스타’ 시드니 크로즈비(23·사진)는 1일(한국시각)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미국전 결승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가른 골, 그것도 2-2로 들어간 연장 7분40초 서든데스 골의 짜릿함이란. 크로스비는 “모든 이들은 이런 기회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1만8000여석을 채운 캐나다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국기(國技)인 아이스하키 우승은 다른 금메달을 다 합친 것 이상으로 값지기 때문이다. 메달 시상식에 나선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크로즈비”를 외쳐대는 팬들의 함성에 잠시 멈춰야 했다. 미국의 <에이피>(AP) 통신은 “크로스비의 손목샷에 캐나다가 올림픽 위상을 회복했다”고 썼다. 겨울올림픽 통산 8번째 정상이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이다. 조별 예선에서 미국에 진 것을 깨끗이 설욕했을 뿐더러,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11승3무3패를 기록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 중 하나”(에이피 통신)로 표현된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크로즈비였다. 캐나다는 3피리어드 종료 24.4초를 남기고 동점골(2-2)을 내줬고, 분위기는 미국 쪽으로 넘어간 듯했다. 그러나 캐나다엔 크로즈비가 있었다. 이전 두 경기 무득점으로 침묵했지만 연장 7분40초께 로비 루옹고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미국 철벽 문지기 라이언 밀러 가랑이 사이로 퍽을 날려 대미를 장식했다. 2005년 17살 때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피츠버그 펭귄스에 입단한 크로즈비는 첫해 102포인트(골+도움)로 루키 신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에는 최연소 포인트 1위(120포인트)와 최우수선수를 거머쥐었고, 2007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 최연소 주장이 됐다. 지난해에는 팀에 스탠리컵(북미아이스하키리그 우승컵)을 안기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날 대회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미국은 3일 전 여자부 경기에서도 캐나다에 져 아픔이 컸다. 미국의 수비수 잭 존슨은 “금메달에 1골 모자랐다”며 아쉬워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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