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루지 선수 사망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처음으로 잘못을 시인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26일(한국시간) "그루지야 루지 선수의 사망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수 사망이 이번 올림픽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밝힌 뒤 "트랙 등 경기 운영은 국제연맹 소관이라 IOC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도의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루지 남자 1인승에 출전한 그루지야의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21)는 지난 13일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다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썰매에서 튕겨 나온 뒤 쇠기둥에 부딪혀 사망했다.
그의 사망 직후 IOC는 대변인을 통해 "트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밴쿠버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VANOC)와 국제루지연맹(FIL)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선수들과 루지 관계자들이 휘슬러 트랙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VANOC과 FIL은 루지 경기 코스를 단축시켰고 봅슬레이는 트랙의 얼음을 대거 제거해 경사면을 완만하게 만들었다.
또 사고가 난 16번 커브 구간에는 선수가 튕겨 나가지 못하도록 나무판자로 벽을 높이 쌓고 쇠기둥에는 두꺼운 패드를 둘렀으나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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