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악셀 ‘성공’…4.72점차 2위
김연아도 잘했지만 스무살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의 연기도 완벽에 가까웠다.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73.78점으로 일본 밖에서 열린 대회 최고성적이자 자신의 역대 두번째 최고성적을 냈다. 그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성적은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기록한 75.84점이다. 아사다는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으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열린 그랑프리 1·2차 대회에서 잇따라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에 발목이 잡히며 시니어 무대 데뷔 뒤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고, 올림픽 출전마저 불투명했다. 지난해 12월 전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서 204.62점으로 우승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간신히 따냈지만, 쇼트프로그램에 약한 징크스는 이어졌다. 지난달 전주에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의 고비를 넘지 못하며 57.22점으로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아사다는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공중 2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잘 소화해 기본점수 9.50점에 수행점수 0.60점으로 10.10점을 받았다.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공중 3회전)-트리플 토루프로 받은 12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기록(78.50점)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선두를 내줄 수도 있었다. 자신감을 얻은 아사다는 이날 경기 뒤 “올림픽 금메달에 80%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 김연아와 점수 차가 크지 않다. 프리스케이팅 때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나 자신을 믿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아와 아사다의 격차는 4.72점. 트리플 점프 하나의 기본점수 정도에 지나지 않는 차이다. 특히 김연아와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사다는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2008~2009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0.56점 뒤졌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하며 188.55점을 기록해 186.35점에 그친 김연아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한 바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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