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올림픽 메달 중간순위
활강(다운힐) 3위→슈퍼 대회전 2위→활강 7위+회전 3위로 금메달. 유별난 행동과 톡톡 튀는 사생활 탓에 ‘스키 악동’으로 불리는 보디 밀러(32·미국)가 올림픽 4번의 도전 끝에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활강과 회전 1차례씩으로 승부를 가리는 남자 복합에서 합계 2분44초92로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밀러는 이번 올림픽 3번의 알파인스키 레이스에서 색깔이 다른 메달을 모두 따내 개인 통산 5개(솔트레이크시티 은메달 2개 포함)의 올림픽 메달을 챙겼다. 5개는 역대 1위인 셰틸 안드레 오모트(노르웨이·8개)에 이은 역대 2위 타이. 그는 “그냥 금메달이었다면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스키를 탔기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가장 강한 하체가 요구되는 활강과 가장 민첩한 동작이 필요한 회전으로 승부를 가리는 복합은 스키의 황제를 가리는 종목이나 다름없다. 밀러가 활강 7위에다 회전 3위에 그치고도 금메달을 딴 것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밀러는 앞으로 대회전과 회전에도 출전한다. 활강 1위에 올랐던 악셀 룬 스빈달(노르웨이)은 회전 막바지에서 기문을 놓쳐 대회 2관왕도 놓쳤다. 이비차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가 대회 2회 연속 은메달을 따냈다. ■ 피겨 로셰트, 어머니 사망에도 훈련 갑작스런 어머니 사망에도 조애니 로셰트(24·캐나다)는 슬픔을 잊은 채 예정된 훈련시간에 얼음판에 섰다. 전날 딸을 응원하려고 밴쿠버에 도착한 어머니 테레즈 로셰트(55)는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새벽 심장마비로 숨졌다. 검은색 훈련복을 입고 다른 선수보다 늦게 나타난 로셰트는 먼저 스핀과 스텝 연기에 집중했고, 이어 트리플 점프로 빙질 적응에 노력했다. 그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은 모든 훈련이 끝난 뒤 경기장에 울린 음악이었다. 최근 아이티 참사 추모차 팝스타 70여명이 부른 노래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가사가 나오자 로셰트는 천장을 올려다보곤 눈을 감았다. 조직위가 뒤늦게 눈치를 채고 서둘러 음악을 껐다. 김연아는 “빨리 이겨내고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아사다 마오(일본)도 “예전처럼 강력한 연기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오상 기자, 밴쿠버/연합뉴스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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