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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여우처럼 뛰다가 호랑이처럼 막판질주

등록 2010-02-22 08:11수정 2010-02-22 16:17

한국 쇼트트랙 왜 강한가
‘호리병주법’ 능수능란…고강도 체력훈련
영리한 경기운영과 지구력으로 세계평정
“지구력이 좋고, 매우 약다.”

이정수(21·단국대)가 21일(한국시각) 2010 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메달로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오르자, 현장에서 지켜본 이윤숙 한국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가 한 말이다. 이윤숙 이사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체력뿐 아니라 경기 운영과 스케이트 기술에서도 다른 나라 선수들이 염탐을 할 정도”라고 했다.

한국 남자는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김기훈(현 대표팀 감독)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빼놓고는 그동안 1000m 쇼트트랙을 석권했다. 태릉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고강도 체력훈련과 집중력이 바탕이다. 쇼트트랙에서는 회전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트랙의 주로(111.12m)는 양쪽에 직선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은 코너를 돌 때 최대한의 속도를 얻기 위해 들락날락하며 달린다. 이른바 ‘호리병 주법’으로, 대개의 쇼트트랙 선수들이 사용하는 기본 주법이다. 한국 선수들은 중속, 고속 등 속도에 따라 특정 부근에서 들어갔다가 나오는 패턴에 매우 익숙하다. 이런 주행을 힘의 끊어짐이 없이 연결하면서 좁고 선수들이 밀집된 코너 등에서 추월을 시도한다.


쇼트트랙에서 자리잡기는 선수들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단거리의 경우 선두 자리를 잡는 것은 승리와 직결된다. 중장거리에서는 뒷자리에서 기회를 엿보다 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순간 판단력과 기회 포착력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두뇌 플레이에서 약게 움직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힘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선수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한국 선수들은 지구력과 순간 치고 나오는 힘이 좋다. 이정수와 이호석(24·고양시청)은 1000m 경쟁에서 초반 후미에 처졌다가 막판 3바퀴를 남기고 급가속을 했다. 폭발적으로 치고 나오는 힘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쇼트트랙은 비교적 아담한 선수에게 유리하다. 너무 작아도 힘이 떨어지고, 덩치가 너무 커도 거치적거린다. 이정수는 키 171.2㎝에 몸무게 59.7㎏으로 크지는 않다. 이호석(165.4㎝)이 비교적 단신이고, 성시백(용인시청·178.1㎝)은 조금 크다. 이정수의 경우 허벅지(좌 52.6㎝, 우 52㎝)와 종아리(좌 34.9㎝, 우 34.8㎝)가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가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 지난해 측정한 정밀 체력테스트에서 몸무게 1㎏당 최고파워(watt/kg)에서는 12.02로 이호석(11.85)을 앞질렀고, 평균 파워는 10.09로 성시백(9.51)을 제치는 등 체력 베이스가 좋았다. 이윤숙 경기이사는 “1등이 아니면 알아주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을 하는 것도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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