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퀸' 김연아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 스케이트 무대를 지배하는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 청소년들 사이에 피겨 열풍이 불고 있다고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전했다.
20일 LA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일본계 미국인인 7살의 아카리 나카하리는 1주일 중 6일은 새벽 4시 30분에 잠에서 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자리에 있을 시각이지만 나카하리는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하고 어머니와 함께 패서디나에 있는 아이스링크로 향한다.
나카하리는 미셸 콴이나 크리스티 야마구치 같은 피겨 스타가 되기 위해 매일 새벽 2시간을 점프와 스핀, 스트레칭 연습에 푹 빠져 있다. 나카하리의 어머니 가오리는 "나카하리가 스케이트를 좋아한다. 나카하리를 깨울 필요가 없다. 매일 아침 `엄마, 시간이 됐어'라며 날 깨워준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최근 아시아 선수들이 피겨 무대를 지배하고 올림픽 피겨 여왕의 자리가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에서 한국의 김연아로 승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성공이 어린 꿈나무들에게 피겨에 대한 영감과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아이스링크 센터 매니저인 리처드 와이즈는 "지난 10년간 점차 피겨 붐이 고조돼 오고 있다. 연습에 매달리는 선수의 대부분은 아시아 출신"이라고 말했다.
피겨 코치인 수전 오스틴은 "과거 우리는 러시아나 유럽 출신의 선수들을 보는 게 익숙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아시아 선수들이 점점 더 많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겨 스포츠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스케이트를 마련하는 데 800달러 이상이 들어가고 개인 레슨비는 시간당 120달러에 이른다. 고급 훈련 과정에 들어선 선수는 개인 스핀과 점프 훈련을 위해 코치가 3-4명가량 필요해진다.
일부 부모들은 힘들게 연습하는 자녀들에게 `이제 그만두는 게 어떠냐'고 묻곤 하지만 자녀들은 스스로 꿈을 이뤄가는 일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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