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발생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썰매 코스에서 전복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봅슬레이 2인승은 정식 경기를 앞두고 18일과 19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벌였는데 참가 선수 중 최소 11팀 이상이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썰매가 전복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알려진 휘슬러 경기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도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던 비트 헤프티(스위스)는 18일 훈련 중 썰매가 전복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했다.
헤프티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심각한 두통을 호소해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호주대표팀 푸시맨인 던컨 하비도 역시 전날 전복 사고로 병원 검진을 받았으나 허리 통증을 느끼고 있다.
같은 팀 조종수인 제레미 롤레스톤은 "언제 다칠 지 모르는 트랙"이라고 말했다.
2인승 경기에 턱걸이한 일본 대표팀은 이틀 연속 썰매가 뒤집어졌다.
일본은 20일로 예정된 훈련에서도 전복사고가 나면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봅슬레이는 6번의 공식 훈련에서 최소 2번은 완주해야 출전 기회를 부여한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루지와 출발지점만 다를 뿐 똑같은 트랙에서 경기를 벌인다.
지난 13일 훈련도중 썰매에서 튕겨나와 쇠기둥에 부딪혀 사망한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그루지야)가 탔던 코스다.
누워서 타는 루지와 달리 출발할때 힘껏 썰매를 밀어 가속을 붙이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코스 길이가 1천450m로 1천374m인 루지보다 오히려 출발지점이 더 길고 높아 사고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봅슬레이 4인승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강광배(37.강원도청)는 "대부분 선수들이 예전에도 탔던 트랙인데 사망 사고 이후 선수들이 겁을 먹어 몸이 움츠러들고 있다"고 말한 뒤 "심리적으로 위축되다 보니 썰매 전복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크 아담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트랙의 안전성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큰 사고 없이 5천 회의 루지 레이스를 치러낸 곳"이라고 강변했지만 썰매 종목에 대한 우려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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