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시상식은 두번
[밴쿠버 겨울올림픽]
경기 당일은 ‘꽃다발’로 축하
여성 출소자 등 22명이 만들어
경기 당일은 ‘꽃다발’로 축하
여성 출소자 등 22명이 만들어
2010 밴쿠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처음 받는 것은 메달이 아니다. 녹색이 주를 이루는 꽃다발이다. 꽃다발 세리머니는 결승전 직후 열리고, 메달 증정식은 다음날 주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 모태범도, 이상화도 모두 메달에 앞서 국화꽃 향기를 짙게 내뿜는 꽃다발을 먼저 받았다. 세리머니 꽃다발을 장식하는 것은 녹색의 거미국화와 역시나 녹색의 히페리쿰 열매다. 재료들을 밴쿠버에서 모두 충당할 수 없어 일부는 에콰도르에서 수입해 왔다. 그린올림픽 취지에 맞게 손잡이 부분은 재활용 용지를 썼다. 2008 베이징 여름올림픽 때는 장미가,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때는 진달래꽃과 동백꽃이 꽃다발의 주를 이뤘다. 꽃다발 디자이너는 밴쿠버에서 플로리스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준 스트랜드버그. 그는 5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림픽 꽃다발 디자이너로 뽑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모두 1800개의 꽃다발이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1707개(올림픽 1055개, 패럴림픽 652개)가 세리머니에 쓰인다. 꽃다발을 만드는 이들은 22명의 여성들로, 대부분 폭행 피해자들이나 약물중독 치료자들, 그리고 출소자들이다. 이들은 올림픽 영웅들을 위한 꽃다발을 만들면서 과거의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씻고 플로리스트로서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스트랜드버그는 “이런 작업들이 올림픽 정신과 부합되는 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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