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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빙속 ‘50년 도전’ 첫 메달이 금메달

등록 2010-02-17 18:50수정 2010-02-17 21:38

[밴쿠버 겨울올림픽]
“부럽기도 하지만 내가 못 이뤘던 꿈을 (이)상화가 해냈으니 영광스럽고 대견합니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역대 최고인 5위(39초92)를 기록했던 유선희(44·강원도빙상연맹)씨는 이상화의 금메달 소식에 감개무량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때야 헝그리 정신으로 했고, 요즘처럼 날이 떨어지는 클랩스케이트도 없었다”며 “기술과 장비, 체력, 지도자 시스템 등 모든 여건에서 훨씬 좋아진 만큼 이제 한국 빙상도 세계 정상에 설 때가 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의 선전 이후 12년이 흐른 뒤 이상화가 열일곱의 나이로 출전한 2006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에서 5위로 역대 타이기록을 세워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번 밴쿠버에서 한국 여자 빙속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여자 빙상의 역사는 남자에 견줘 한참 뒤진다. 남자는 일장기를 달고 처음 참가한 게 1936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1960년에야 미국 스쿼밸리대회에 김경회, 한혜자 두 여자 선수가 처음 올림픽에 나가 나란히 20위의 성적을 냈다. 그로부터 첫 메달이 나오기까진 무려 반세기인 50년의 세월이 흘러야 했다. 196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부터 84년 유고 사라예보까지 한국은 대회마다 1~3명의 여자 선수가 빠짐없이 출전했지만 20위 밖의 하위권에 머물렀다. 1988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에서 유선희(1만m), 최희숙(3000m)이 나란히 17위를 기록해 최초로 10위권대에 진입했다.

당시 유선희는 한국 여자를 대표하는 간판이었다. 4년을 준비한 뒤 나간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 여자 500m에서 9위에 올라 가능성을 열었고, 마침내 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그 뒤 유선희를 이을 만한 선수가 없었다. 1999년 3월 서울 은석초등학교 5학년 때 춘천에서 열린 빙상인 추모대회 여자 500m에서 3위에 입상한 어린 소녀 이상화가 11년 뒤 밴쿠버 겨울올림픽 시상대에서 그 끊어진 계보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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