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
사진 단신 고작…“전파낭비 줄여” “선택권 제한” 찬반
사진 단신 고작…“전파낭비 줄여” “선택권 제한” 찬반
<에스비에스>(SBS)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면서, 양대 지상파인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은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서조차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밴쿠버올림픽이 시작된 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을 통해서는 올림픽 관련 소식을 거의 볼 수 없다. 실제 14일 이정수와 이승훈이 메달을 땄지만, 한국방송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는 이런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문화방송은 다루기는 했지만, 동영상 없이 사진 몇 장만 보여주는 단신으로 끝냈다. 반면 에스비에스는 ‘8시 뉴스’에서 첫 메달 획득 하이라이트 영상부터 인물 뉴스, 전세계 및 국내·대표팀 가족 반응, 이명박 대통령 축전 등 무려 17건의 관련 뉴스를 쏟아냈다. 이는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올림픽 취재 인력을 밴쿠버에 단 한 명도 보내지 않은 데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두 방송사는 대신 에스비에스로부터 뉴스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2분 안팎의 동영상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그 정도 동영상으론 뉴스를 만들기가 힘들다며 사용을 거부하고 있다.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는 “지상파 3사가 다 중계하면 전파 낭비가 크기 때문에 이번 에스비에스 단독중계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긴 힘들다”며 “미국에서도 개별 방송사가 경쟁을 통해 스포츠 중계권을 따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에스비에스가 인기 종목 위주, 국내 선수 위주로만 중계를 하면서 오히려 시청자의 선택권을 막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최지현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은 “방송사들이 순차 중계방식으로 공동중계를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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