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샤니 데이비스(미국), 김윤만.
[겨울올림픽 특집] 밴쿠버올림픽 탐구생활
92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
92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겨울올림픽 첫 메달
겨울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첫 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이미 16년 전에 올림픽 종목에 스피드스케이팅이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올림픽은 애초 여름과 겨울 구분하지 않고 4년마다 한 번만 열렸다. 스피드스케이팅은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 때 정식종목이 됐다. 그런데 더운 지역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스피드스케이팅을 치를 수 없었다. 그래서 겨울올림픽이 따로 생겼다.
겨울올림픽은 1992년까지 여름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개최됐다. 그런데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겨울)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여름)를 마지막으로 2년 주기로 돌아가며 열리게 됐다. 4년마다 여름올림픽에 집중돼 상업적으로도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따라서 겨울올림픽은 알베르빌 대회 2년 뒤인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여름올림픽과 2년씩 엇갈려 개최하고 있다.
겨울올림픽은 대부분의 종목이 돈이 많이 들고 계절적 특성 탓에 메달 편중이 심하다. 토리노 겨울올림픽까지 80년 동안 메달을 하나라도 딴 나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입한 203개국 중 고작 39개 나라다. 이 중 유럽과 북미, 아시아의 한·중·일과 호주만이 금메달을 경험했다. 특히 역대 전체 메달의 3분의 2를 러시아, 미국, 독일, 노르웨이, 핀란드, 오스트리아 6개국이 가져갔다.
최초의 흑인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트도 겨울올림픽이 시작된 뒤 80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의 샤니 데이비스(미국·사진 왼쪽)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원래 한국인 장권옥 코치에게 쇼트트랙을 배우다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했다.
한국이 겨울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따낸 것은 쇼트트랙이 아니라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1992년 2월18일, 프랑스 알베르빌 야외 오벌링크에서 열린 남자 1000m 스피드스케이팅 결승전에서 19살의 새내기 대학생 김윤만(오른쪽)이 댄 잰슨(미국), 미야베 유키노리(일본) 등 내로라하는 세계 최강자들을 물리치고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1948년 장크트모리츠 대회 이후 겨울올림픽 참가 44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김윤만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자신의 최고기록 1분15초81을 0.95초나 단축시켰다. 그런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칭케(독일)의 기록이 김윤만과 간발의 차였다. 그가 결승점을 통과했을 때 전광판에 새겨진 숫자는 1분14초85. 김윤만과 불과 100분의 1초 차이였던 것이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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