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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씨는…수지씨는…성철씨는…외로워도 좋았어

등록 2008-08-24 19:50수정 2008-08-24 22:21

이순자(카누·30·충북체육회)
이순자(카누·30·충북체육회)
카누·리듬체조·다이빙 홀로 출전
혼자 자고 먹고…‘밑돌역할’ 자부심
‘순자씨’는 외로웠다.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 올림픽 카누에 나온 첫 한국선수. 선수촌에서 혼자 자고, 혼자 먹고, 혼자 지낸 그는 조직위에서 빌린 배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노를 저었으나 3조 예선 8명 중 꼴찌를 했다. 그는 자신이 출전한 ‘K1-500’이 카누 세부 종목 카약 500m 1인승을 뜻한다는 것도 알려주었고, 실은 카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16개나 걸린 종목이란 새삼스런 사실도 보여줬다.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으니 꼴찌여도 만족한다”는 이순자(30·충북체육회)는 “카누는 물과 대화하는 것이다. 노젓는 물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평안해진다”며 생활스포츠로 즐겨도 좋은 종목이라고 얘기했다.

신수지(리듬체조·17·세종고)
신수지(리듬체조·17·세종고)
신수지(17·세종고) 역시 국내에서 불모지로 불리는 리듬체조에서 사상 첫 자력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 무대에 나왔다. 자동출전한 중국선수를 빼면, 이번 올림픽에 자력 출전권을 갖고 출전한 유일한 동양선수였다. 별명이 ‘연체동물’이라는 그는 다른 선수들이 쉽게 하지 못한다는 ‘9회전 백 일루션(한 다리를 축으로, 다른 다리를 머리까지 올려 풍차돌리듯 회전하는 기술)을 과감히 시도하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24명 중 12위로 선전했으나, 결선 10명에 들지 못한 신수지는 스스로 희망을 본 듯 “2년 뒤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다이빙 본선에 나온 손성철(21·한체대)도 ‘다이빙에도 한국선수가 나가나’라는 무관심을 뒤로하고 혼자 출전했다. 그는 3m 스프링 보드 남자 예선에서 29명 중 29등을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실수도 안 하고 잘하더라”는 그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비인기 종목도 땀을 흘리고 있다”는 그에겐 너무나 평범한 사실이었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잊혀졌으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400m 개인혼영에서 남유선이 국내 수영 사상 첫 결선에 오른 것이 이번 대회 박태환 금메달을 알리는 신호이자 초석이 됐다. 이번 대회 ‘나 홀로 출전’ 선수들의 외로운 도전도 그런 밑돌이 될 것이다.

손성철(다이빙·21·한체대)
손성철(다이빙·21·한체대)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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