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승·한판승 같은 박진감 떨어져
퇴출 안당하려면 ‘재미’ 고민해야
퇴출 안당하려면 ‘재미’ 고민해야
태권도 경기를 좀더 재미있게 만들 수 없을까?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에서 연일 메달 소식이 전해오고 있지만, 태권도가 좀더 박진감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비판도 있다.
태권도는 2분 3회전 동안 상대선수를 케이오(KO)시키거나, 많은 점수를 딴 선수가 승리한다. 빠른 동작과 강한 타격의 힘이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든다. 반면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지 않는다면 재미를 느끼기 쉽지 않다.
우선 태권도는 유도의 한판승 같은 케이오승을 보기 힘들다. 임수정이 뛴 57㎏급 이하와 손태진이 뛴 68㎏급 이하 종목에서 단 한 차례의 케이오승도 나오지 않았다. 모두 점수 판정 결과로 승부가 결정됐다.
점수 판정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힘들다. 레슬링이 일반인이 보기에도 점수를 따는 기술을 느낄 수 있는데 반해 빠른 발차기 공격을 주로 하는 태권도는 어떻게 공격을 성공시켰는지 알기 어렵다. 텔레비전에서 해설을 해주는 전문가들조차 점수 타가 어떤 것인지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세계 태권도 수준의 평준화 탓에 상대방을 견제하고 탐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기도 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이런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자호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호구는 선수들이 착용하는 보호대에 센서를 붙여 판정 논란도 없애고 재미를 증진시키기 위한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선을 보인 전자호구는 아직 국제경기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지 못했다.
태권도는 2005년 국제올림픽위 총회 결정을 통해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살아 남았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퇴출되는 것을 보면서 태권도계는 고민에 빠졌다. 때리는 부위에 따른 점수의 폭을 넓혀 보는 이들이 쉽게 득점 상황을 이해하도록 하고, 타격 때 소리가 적거나 강도가 약하더라도 점수를 주는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다른 종목처럼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공격권을 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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