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철 감독 등 한국 여자핸드볼 선수단이 21일 열린 준결승전 마지막 득점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서 있는 동안 노르웨이 선수들은 얼싸안고 결승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동점골 환호뒤 ‘억울한 버저비터’…노르웨이에 28-29
‘아테네 연장전 눈물’ 이어 ‘모호한 판정’에 또 눈물
‘아테네 연장전 눈물’ 이어 ‘모호한 판정’에 또 눈물
28-28. 경기 종료 6초 전, 문필희(벽산건설)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이대로 끝나면 연장전으로 들어갈 상황. 그런데 노르웨이가 빠르게 공세를 펼쳤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아주 모호한 순간, 노르웨이의 골이 터졌다. 순간, 경기장은 혼돈 속에 빠져들었다. 결승골인가, 아닌가? 골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기 전 골라인을 통과해야 인정되는데, 심판들도 혼란스러웠는지, 곧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임영철 감독과 선수들은 감독관석으로 몰려갔다. 처음에는 ‘노 골’이 선언됐다. 한국 선수들은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그런데 감독관이 다시 심판들을 불러 논의를 하더니 곧바로 판정을 번복했다. 노르웨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임 감독과 선수들은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임 감독은 계속 항의하고, 선수들은 상심한 표정으로 벤치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하지만 감독관들은 퇴장해 버리고 말았다. 결국, 한국 선수들은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눈물을 훔치며 경기장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그러나 김진수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은 “비디어 분석 결과 경기 종료 2초가 지난 다음 공이 골라인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곧바로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4강전. 한국 대표팀이 노르웨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28-29로 지고 말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덴마크와 두 차례 연장접전 끝에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1988년과 92년 연속 우승 이후 16년 만에 노리던 정상 탈환 꿈도 일단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이날 전반 초반부터 노르웨이와 접전을 펼치며 1점차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19분께 문필희의 슛이 터지면서 9-8로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오성옥·안정화 등의 슛이 연이어 작렬하면서 12-8로 점수를 벌려놨다. 하지만,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내리 3골을 내줬고, 15-14 1점차로 앞선 가운데 전반을 끝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적으로 열세를 보이며 내리 3골을 내주며 15-17로 역전을 당했다. 이어 계속 끌려다니며 17-20, 23-2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26-28 상황에서 허순영·문필희의 슛이 잇따라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면서 28-28을 만들었지만 순간 방심하며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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