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호주를 상징하는 그랜트 해킷의 금색 수영모자, 오성홍기의 느낌을 풍기는 중국의 체조 경기복.
색깔을 보면 나라가 보인다.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의 경기복 얘기다. 각 나라는 고유한 색이나 문양만으로 세계 시청자들에게 자기 나라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호주다. 호주는 자국의 상징색인 짙은 녹색과 금색을 하키와 탁구 등 단체·구기종목 뿐만 아니라 철인 3종 경기, BMX(자전거 난코스 경주) 등 모든 경기복에 등장시켰다. 특수 제작된 검정색 ‘레이저 레이서’ 수영복을 입어야 했던 그랜트 해킷은 금색 수영모자로 호주를 상징했다. 녹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경기복을 입고 뛰는 호주 선수들을 보면, 광활한 초원에서 뛰노는 캥거루를 연상시킨다.
경기복 색깔을 자국의 국기 색깔과 맞춘 나라도 많다. 개최국인 중국은 육상·체조 경기복을 붉은색으로 만들어 오성홍기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프랑스는 국기인 삼색기의 한 색깔인 파란색을, 아르헨티나는 전통의 하늘색을 상징색으로 잡았다. 독일도 국기에 들어간 검정색을 기본으로 삼아 체조와 핸드볼 경기복을 만들었다. 미국은 경기복마다 성조기에 있는 별 문양을 집어넣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경기복은 비교적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여자 농구는 짙은 감색에 빨강·파란색 문양을 넣어 태극 느낌을 냈고, 탁구도 검정색에 빨강·파란색을 조금씩 섞었다. ‘붉은악마’ 남자 축구팀은 붉은색 상의에 흰색 하의 또는 흰색 상·하의 경기복을 선보인 반면, ‘우생순’ 여자 핸드볼팀은 빨간색과 파란색 경기복을 번갈아 입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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