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8인가 28-29인가
28-28. 경기종료를 불과 몇초 남기고 문필희(벽산건설)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이대로 끝나면 연장전으로 들어갈 상황. 그런데 노르웨이가 빠르게 공세를 펼쳤다.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가 싶더니 아주 애매한 순간, 노르웨이의 골이 터졌다. 순간, 경기장은 혼돈에 빠져들었다. 결승골인가, 아닌가?
임영철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위원석으로 달려갔다. 처음에는 노골이 선언됐다. 한국선수들은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하지만 곧바로 판정이 번복됐다. 결승골이라는 판정이 나온 것이다. 임 감독과 선수들은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임 감독은 계속 항의하고, 선수들은 상심한 표정으로 벤치에 오래 동안 남아 있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21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4강전.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노르웨이와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28-29로 지고 말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덴마크와 두차례 연장접전 끝에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1988년과 92년 연속 이후 16년 만에 노리던 정상탈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이날 전반 초반부터 노르웨이와 접전을 펼치며 1점차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19분께 문필희의 슛이 터지면서 9-8로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오성옥 안정화 등의 슛이 연이어 작렬하면서 12-8로 점수를 벌려놨다. 하지만,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내리 3골을 내줬고 결국 15-14로 앞선 가운데 전반을 끝냈다.
한국은 후반들어 체력적으로 열세를 보이며 내리 3골을 내주며 15-17로 역전을 당했다. 이어 계속 끌려 다니며 17-20, 23-27로 뒤져 패색이 짙어보였다. 하지만 26-28 상황에서 허순영 문필희가 골을 잇따라 넣으며 28-28을 만들었지만, 막판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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