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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핸드볼 감독 “달아날 기회 놓친게 패인”

등록 2008-08-20 23:51

"의욕도 넘치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초반에 달아날 기회를 놓친 게 패인입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8강전에서 스페인에 패하며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의 메달 꿈을 날린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김태훈 감독이 패인으로 초반에 점수 차를 벌릴 기회를 놓친 점을 꼽았다.

김태훈 감독은 2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스페인과 8강전 직후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초반에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 몇 번 있었는데 흐름을 못 잡았던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상대가 3차례나 2분 퇴장을 당한 틈을 타 점수를 벌리려 했지만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계속 막히는 등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무너졌다.

김 감독은 "셔틀런부터 웨이트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체력을 가다듬었지만 체격과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계속 경기를 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몸싸움에서 이기기 힘드니 실수를 안 하고 넘어서야 하는데 우리 실수가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고생하며 땀흘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죽기살기로 모든 것을 참고 여기까지 따라왔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말을 이었다.

김태훈 감독은 핸드볼 리그를 창설하는 등 국내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스페인 핸드볼 수페르리가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핸드볼 리그이지만 한국에는 실업팀만 몇 개 있을 뿐 리그 운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위기에서 노련하게 풀어갈 수 있는 경험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에 제대로 된 팀이 없다 보니 선수층이 얇아지고 희망도 사라져가는 상황이다. 잘하는 선수는 외국에만 나가려 한다"며 "국내에서 핸드볼을 활성화해야만 앞으로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럽과 맞붙어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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