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빙 살라디노가 남자 멀리뛰기에서 파나마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뒤 국기를 펼쳐들고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남 멀리뛰기 8m34 기록
“정부 공휴일 지정할 듯”
“정부 공휴일 지정할 듯”
도약 뒤의 모습이 거의 날아가는 것 같다. 8m34로 가장 멀리 뛴 어빙 살라디노(25ㆍ사진)가 북중미의 작은 나라 파나마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살라디노는 18일 밤 베이징올림픽 남자 멀리뛰기에서 1차(8m17)와 2차(8m21)로 거리를 늘려간 뒤 크호초 모코에나(남아프리카공화국)가 8m24로 추격하자, 8m34를 뛰고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48년 런던올림픽때 100m와 200m에서 동메달 2개를 딴 것이 최고 성적인 파나마는 6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면서 축제분위기에 빠졌다.
살라디노는 “파나마에 아마 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듣기로는 정부가 공휴일을 지정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우승이 확정되는 8m34를 뛰고도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8m73의 개인최고기록(역대 7번째)을 지닌 그는 “내가 여기에 온 것은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그는 보잘것없는 선수였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그는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7m42를 뛰었는데, 36위에 그쳤고, 바닥으로부터는 6번째에 불과했었다.
그는 “아테네 대회를 마치고는 브라질로 이사를 갔다. 그곳에서 국제육상연맹이 운영하는 경기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실력이 날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듬해 8m29를 뛴 그는 2006년 8m56, 2007년부터 지금까지는 8m73을 기록하고 있다. 자신이 딴 금메달에 대해 “절반은 파나마, 절반은 브라질의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의 멀리뛰기 스파이크 신발은 서로 색깔이 다르다. 왼쪽은 푸른색, 오른쪽은 빨간색이며, 바닥은 흰색으로 파나마 국기를 나타내고 있다.
야구로 운동을 시작했다가 타격감이 좋지 않아 육상으로 종목을 바꾼 그는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많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며, 미래엔 메달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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