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18일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경기에서 가로대를 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러시아 이신바예바, 장대높이뛰기 ‘5m5 세계 신기록’ 2연패
그를 쫓을 경쟁자는 자기 최고기록이 4m92인 제니퍼 스투진스키(26·미국) 선수뿐이었다. 하지만, 스투진스키도 4m85를 넘지 못하면서 그의 우승은 확정됐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이 세워놓은 기록과의 경쟁뿐이었다.
러시아에서는 철도부대 소속으로 장대를 잡는 육군대위 옐레나 이신바예바(26) 선수가 18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05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그가 올림픽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따는 데는 딱 두번의 도약만이 필요했다. 1차 시기 4m70, 2차 시기 4m85. 나머지 11명의 선수들은 모두 그를 쫓기엔 역부족이었다. 4m80을 넘었던 스투진스키가 4m90에 도전했지만 세 번 모두 실패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이란 큰 무대였기에 이신바예바도 긴장한 것이었을까? 불과 20일 전에 5m04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그는 4m95에 바를 올려놓고 두 차례나 실패했다. 세번째 도전을 성공하면서 관중들의 환성을 자아낸 그는 자신이 4년 전 아테네에서 세웠던 올림픽 기록(4m91)을 갈아치웠다. 그러곤 이제 그에게 남은 도전은 불과 20일 전인 지난 7월29일 모나코에서 세웠던 자신의 세계기록(5m04)을 갈아치우는 일뿐이었다. 5m05에 두번 실패한 그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체온을 올려놓더니, 세번째 만에 성공하면서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썼다. 세계기록을 1㎝ 갈아치울 때마다, 5만달러의 상금을 받게 되는 그는 “돈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래야만 나와 관중들 모두 즐겁지 않냐”고 말한 바 있다.
이로써 이신바예바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2연패 등 메이저대회 우승횟수를 9로 늘려가며 장대높이뛰기에선 무적의 시대를 계속 열어갔다. 자신의 목표를 15에 두고 있는 그는 2012년까지 뛰겠다고 했지만, 모스크바가 2013년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했기 때문에 그의 활약기간은 앞으로도 5년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남자 200m 2차 예선에서도 결승선을 천천히 통과하면서도 20초26을 기록하는 여유를 보이며 19일 준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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