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남자단체전 멤버(3명) 중 한 명으로 뽑혔을 때, 일부 탁구인들 사이에는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제경험이 없어 안 될 텐데 …. ‘수비의 달인’ 주세혁이 가야 하는데.” 사실 그는 국내 무대에서조차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었다. 2006년 유승민을 한번 꺾어 깜짝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국제대회 성적은 전무했던 터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고비마다 오상은 혹은 유승민과 짝을 이뤄 복식을 따냈고, 그것은 한국탁구가 남자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내는 데 기폭제가 됐다.
유승민과 삼성생명 2001년 입단동기인 무명 윤재영(25·상무) 얘기다. “메달이 목표였는데 동메달 따서 너무 기뻐요. 함께 고생해준 상은이 형과 승민이가 너무 고마워요.” 그는 한솥밥을 먹은 팀 동료들에게 먼저 공을 돌렸다. “2006년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긴장 많이 해 좋은 성적 못냈는데, 이번에도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나 제 나름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유남규 코치가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도와줬고요.”
윤재영은 남자단체전 예선 세 경기에서 오상은과 짝을 이뤄 세차례 모두 이겼다. 중국과의 4강전에서 왕하오-왕리친 짝에 딱 한번 졌을 뿐이다.
오스트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왼손 셰이크 전형인 그는 오상은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가볍게 3-0으로 따내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단체전에서는 세번째 복식이 승부의 분수령인데, 그는 애초의 우려를 딛고 제몫 이상을 해 준 것이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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