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사이클 개인추발 3000m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레베카 로메로가 17일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영국 로메로 ‘조정→사이클’ 종목바꿔 금
슬로바키아 쌍둥이 형제 카누 3연패
슬로바키아 쌍둥이 형제 카누 3연패
올림픽은 다양한 기록의 산실이다. 쌍둥이 형제가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는가 하면, 종목을 바꾸어 두 번의 올림픽에서 연달아 메달을 목에 거는 이들도 나왔다. 올림픽의 정신처럼 끝없이 도전하는 이들은 역시 아름답다. 영국의 여자 사이클 선수 레베카 로메로(28)는 17일 베이징 라오산벨로드롬에서 열린 여자사이클 개인추발 3000m에서 금메달(3분28초321)을 땄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조정에서 은메달을 딴 뒤 종목을 바꿔 출전한 무대에서 금을 수확한 것이다. 1896년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종목을 바꿔 출전했다가 금메달을 딴 여성은 로메로가 처음이다. 로메로는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잘나가는’ 조정 선수였다. 그러나 조정에 싫증을 느낀 터에 부상까지 입게 되자 2006년 사이클에 입문하게 된다. 영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우연히 테스트를 제의받은 게 인연이 됐다. 그러나 로메로는 자전거를 탄 지 5개월 만에 국내 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정복했다. 스포츠음료 광고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자전거에 오르기도 했던 로메로는 “사이클에 소질이 있다고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술 같은 일이다”라고 했다. 슬로바키아의 쌍둥이 카누 선수 파볼 호흐쇼르네르(29)와 페테르 호흐쇼르네르도 15일 올림픽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카누-카약 슬랄롬 부문의 카누 2인승(C2) 경기에서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이다. 카누-카약 슬랄롬은 정지된 물이 아니라 급류를 타고 지정된 코스를 지나가야 한다. 따라서 팀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외관상 두 선수는 쌍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르다. 페테르는 파볼보다 키가 12?, 몸무게가 7? 더 나간다. 그러나 신체의 차이가 2인승 카누에는 도움이 됐다. 묵중한 페테르가 뒤쪽에 올라타 배의 방향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쌍둥이인 만큼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신기록 행진의 배경이다. 둘은 고향에서도 서로 이웃해 살고자 나란히 집을 짓고 있는 다정한 형제라고 외신이 전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