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터급 준결승전 진출
김정주는 누나들 밑에서 자란 ‘복서’다. 열두 살에 아버지가 간암으로 먼저 곁을 떠났고, 열여섯 살에 어머니를 심장마비로 잃었다. 어린 동생을 거둔 건 큰누나 정애(34)씨와 작은누나 미숙(28)씨였다. 2002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로 받은 포상금도 누나 결혼을 위해 썼다. 그가 이번 올림픽에 나가면서 “지난해 12월28일 누나가 아기를 낳았는데, 조카에게 금메달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말한 건 누나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17일 베이징 노동자체육관에서 열린 웰터급(69㎏) 8강전에서 만난 상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금메달 후보인 드미트리어스 안드라이드(20·미국)였다. 이번 대회 웰터급에서 키가 가장 작은 김정주(170㎝)보다 15㎝가 더 크다. 석사 학위를 가진 복서인 김정주는 그 강호를 11-9 판정승으로 이겨 준결승에 올랐다. 복싱은 준결승만 가도 동메달을 준다. 이로써 김정주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이 올림픽 복싱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딴 건 이승배(1992년 동메달·1996년 은메달)에 이어 김정주가 두 번째다. 아테네 올림픽 준결승에서 왼쪽 갈비뼈에 실금이 간 부상을 참고 했으나 판정패했던 아쉬움도 이번 대회에서 풀 기회도 맞았다. 김정주는 22일 바키트 사르세크바예프(카자흐스탄)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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