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팀의 박미영, 현정화 감독, 당예서, 김경아(왼쪽부터)가 17일 단체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딴 뒤 얼싸안고 울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단체전 일본에 3-0 완승
‘맏언니’는 자신보다 동생들 메달 챙겨준 게 더 기쁘다고 했다.
“(박)미영이와 (당)예서는 올림픽에 처음 나왔잖아요. 저는 이미 4년 전 동메달(여자단식)을 땄고요 …. (4강전에서) 싱가포르에 아깝게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어렵게 딴 동메달에 만족해요.”
17일 베이징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한국이 일본에 3-0 완승을 거두는 데 일등공신이 된 김경아(31·대한항공)는 ‘막내’ 박미영(삼성생명)을 끌어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 박미영 눈에서는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김경아는 “싱가포르에 공 하나 차이로 져, 미영이가 너무 상심했는데, 잘 다독여 결국 뜻을 이뤘다”며 “금메달은 아니지만 값진 동메달”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결혼한 김경아는 “결혼 뒤 1년 가까이 남편과 지낸 시간은 한두 달 정도였는데, 남편이 어려울 때 애교까지 부려가며 용기를 줬다”며 “올림픽 전에 결혼한 게 오히려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비전형인 김경아는 이날 세 번째 복식에서 역시 수비전형인 박미영과 함께 신들린 듯한 커트를 선보이며 관중석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첫 단식에서 김경아가 일본의 히라노 사야카에 3-1(11:9/11:4/7:11/12:10), 2단식에서 당예서(대한항공)가 후쿠하라 아이를 3-1(11:4/13:11/7:11/11:3)로 눌러 승기를 잡았다. 이어 복식에서 김경아-박미영 짝이 후쿠오카-히라노 짝에 3-0(11:6/11:8/13:11) 승리를 거두면서 쐐기를 박았다.
이어 열린 결승에서는 중국이 장이닝 궈예 왕난 등 세계 정상급을 앞세워 리지아웨이가 분전한 싱가포르를 3-0으로 누르고 이번 올림픽 때 신설된 여자단체전 첫 금메달을 가져갔다.
한편, 한국은 남자단체전 동메달 결정 4강전에서 ‘맏형’ 오상은(KT&G)이 두 단식을 따내는 맹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홍콩을 3-1로 누르고, 18일(오후 3시30분) 오스트리아와 동메달을 다투게 됐다. 유승민(삼성생명)은 2단식에서 리칭에 2-3(9:11/8:11/11:8/11:9/7:11)으로 졌으나, 윤재영(상무)과 짝을 이룬 복식에서 리칭-고라이착 짝에 3-2(9:11/6:11/11:7/11:7/11:5) 역전승으로 팀 승리를 거들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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