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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선수촌 종교센터, 엉터리 외국어로 ‘비난’

등록 2008-08-16 13:38

"엉터리 외국어로 하는 설교는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위해 선수촌에 마련된 종교센터가 '엉터리 외국어 설교' 논란에 빠지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고는 있지만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은 종교 시설에만 예배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무허가' 외국인 선교사의 활동도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선수촌에 종교센터를 만들면서 당국의 정책대로 외국인이 아닌 외국어에 능통한 '토종 종교인' 65명을 배치했지만 정작 서비스를 받는 선수들은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들 종교인은 대부분 자원봉사에 나선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져 지난 2004 아테네 대회 당시 100여 명에 달하는 다양한 종교의 지도자들이 선수촌에 머물면서 12개 언어로 설교를 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육상 대표팀의 조시 맥애덤스는 WP와 인터뷰에서 "심리적 안정을 위해 팀 동료와 함께 종교센터를 찾았지만 오히려 짜증이 났다"며 "엉터리 영어로 설교를 할 뿐 아니라 스포츠는 물론 외국인을 상대해본 경험 조차 없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맥애덤스는 "중국 정부가 선수촌에 출전국 출신의 종교인을 적어도 1명 이상 배치했어야만 했다"며 "선수들은 체력뿐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센터에 대한 불만은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살해된 미국 배구대표팀 감독의 장인을 위해 마련한 추도식에서 절정을 이뤘다.


미국선수단은 슬픔에 빠진 선수들을 위해 추도식을 준비하면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목사를 선수촌 내부로 데려오려고 중국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미국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외국 종교인의 선수촌 체류를 금지하는 것은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윤리 규정과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는 행위"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런 행위를 방조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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