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이경원 ‘발목 삐끗’ 이 악물고 뛰었다

등록 2008-08-16 01:44수정 2008-08-16 21:00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이경원(오른쪽)과 이효정이 15일 시상대 위에서 어깨를 껴안으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이경원(오른쪽)과 이효정이 15일 시상대 위에서 어깨를 껴안으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경원-이효정 배드민턴 여 복식 은메달
“웃자고 했어요…보고계신 분 걱정 않게”
“우리 기분좋은 날이니까 만나고 싶은 연예인 좀 얘기해도 되요?”

 이경원(28·삼성전기)이 은메달을 만지며 얘기했다. “저는 탤런트 이진욱이고, 효정이는 조인성이에요.” 둘은 시상대에 오르면서도 웃음을 지었다. 이경원은 옆에 가장 높은 곳에 있던 챔피언의 손을 잡으며 축하해줬다. “웃자고 했어요. 다 끝났고, 우릴 보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데 걱정하지 않게 해드리자고.”

 하지만 이경원의 발목엔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었다. 8-9로 뒤지던 1세트 중반. 키가 1m60이지만 발이 빨라 ‘생쥐’로 불리는 이경원이 코트에 주저앉았다. 경기가 중단됐다. 왼발목엔 파스가 뿌려졌고, 보호대도 발목에 묶였다. “빠른 공을 받으려고 발을 뒤로 빼다가 왼발을 잘못 디딘 것 같아요. 1세트는 정말 많이 아팠고, 2세트에선 제발 괜찮아라, 제발 괜찮아라, 속으로 계속 얘기했는데 통증을 참기 힘들었어요. 앞으로 차고 나가지 못 하니깐….” 키다리(1m80) 이효정의 타점높은 공격과 네트 플레이, 전혀 받을 수 없는 공간으로 ‘셔틀콕’을 찔러도 쫓아가는 이경원의 근성있는 수비가 둘의 강점이다. 그러나 ‘5g’의 셔틀콕은 높이 1m55 네트에 종종 걸렸고, 높게 띄운 공은 공격이 강한 상대 스매싱으로 되돌아왔다.

 15일 베이징공과대학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복식 중국 두징-위양(세계 3위)과의 결승전. 두징-위양은 이경원-이효정(4위)이 짝을 이뤄 처음 나간 2004년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이긴 상대였고, 지난 3월 최고권위대회인 전영오픈 결승에서도 꺾었던 선수들이다. 당시 태극기를 휘날렸던 둘은 “올림픽에서 다시 태극기를 흔들고 싶다”고 했다. 그 대회 8강, 4강, 결승에서 모두 중국 선수를 꺾었으니 자신감을 가질 만도 했다.

 여기엔 “”누가 뭐래도 난 여자복식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동수 코치의 말도 힘이 됐다. 이 코치는 2000 시드니·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에서 은메달만 둘을 땄다. 그는 “내가 못 이룬 금메달의 꿈을 후배들이 이루게 해줄 것”이라며 지난해 5월 여자복식 전담코치를 맡았다. 이경원은 “이동수 코치께서 벤치에 있으면 마치 셋이 뛰는 느낌”이라고 했다.

 하지만 발을 다친 ‘생쥐’와 공이 네트에 걸리자 페이스를 잃은 ‘키다리’는 1세트 15-21, 2세트 14-21로 우승을 내줬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황혜영-정소영의 여자복식 금메달 이후 16년 만의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1996년 애틀랜타 길영아-장혜옥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다시 은메달을 거둬들였다. 특히 이경원(2000 시드니 단식 16강, 2004 아테네 여자복식 동메달)과 이효정(2000 여자복식 16강, 2004 아테네 여자복식 8강) 모두 올림픽 ‘3수’ 끝에 소중한 은메달을 얻었다. 이경원은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내가 다쳐서 효정이한테 피해를 줬으니 다시한번 4년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며 후배 이효정의 등을 토닥였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신진서, 난양배 결승 왕싱하오와 격돌…“장고·속기 둘 다 대비” 1.

신진서, 난양배 결승 왕싱하오와 격돌…“장고·속기 둘 다 대비”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2.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치려다가 미치는 ‘광속구 괴물들’ 3.

치려다가 미치는 ‘광속구 괴물들’

얼마나 더 잘하려고…김도영 “작년보다 올 시즌 준비 더 잘해” 4.

얼마나 더 잘하려고…김도영 “작년보다 올 시즌 준비 더 잘해”

나 김기동 426경기만에 우승 약속 지켰습니다 5.

나 김기동 426경기만에 우승 약속 지켰습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