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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박경모 고향집 “아쉽지만 잘싸웠다”

등록 2008-08-15 20:23

"아쉽지만 잘했다. 우리 경모 화이팅"

15일 베이징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박경모(33.인천 계양구청) 선수가 우크라이나 빅토르 루반에게 1점차(112대113)로 석패해 아쉬운 은메달에 머무는 순간 충북 옥천군 이원면 용방리 고향집에서는 안타까운 탄성과 함께 "그래도 잘싸웠다"는 격려의 응원이 터져나왔다.

TV 앞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치던 10여명의 가족과 이웃들은 박 선수 패배가 확정되자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뜨거운 박수로 선전을 축하했다.

가슴 졸이며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어머니 김순예(61) 씨는 "하늘나라서 지켜보신 아버지가 늠름한 장남의 모습을 자랑스러워 하실거다"며 두 달 전 세상을 뜬 남편 생각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아버지 49제를 모신 뒤 곧바로 베이징으로 떠난 경모가 단체전 금메달을 따던 날에도 집에 전화를 걸어와 '내 걱정 말고 건강 잘 챙기라'며 나를 위로했다"며 "아버지 영전에 반드시 2개의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는 데 스스로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고 안타까워했다.

함께 응원하던 할머니 송옥예(81) 씨도 "경모는 어릴 적부터 소문난 효자였다"며 "아쉽기는 하지만 제 아비를 보낸 아픔을 딛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장한 손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박 선수는 '공부나 하라'는 부모의 완강한 반대 속에서도 옥천 이원중학교와 충북상고를 거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고 3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1994년 아시안게임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양궁의 대들보로 성장한 그는 4년 전 아테네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대표팀 맏형으로 믿음직스럽게 후배들을 이끌며 단체전 2연패의 영광을 일궈냈다.


여동생 희숙(32) 씨는 "오빠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 반드시 한국 남자양궁 개인전 '노골드'의 한을 풀어주길 바랬다"며 "어쩌면 아버지를 여읜 슬픔 때문에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더욱 가슴 아프다"고 울먹였다.

이웃에 사는 외숙모 고정숙(56) 씨는 "아쉽기는 하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연거푸 딴 게 어디냐"며 "돼지라도 잡아 푸짐한 동네잔치를 베풀겠다"고 말했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 (옥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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