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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사격 김정수 메달 박탈 ‘떨림억제 효과’ 약물 검출

등록 2008-08-15 19:42수정 2008-08-15 23:27

북한의 사격  김정수
북한의 사격 김정수
북한 사격의 간판 김정수(31·4.25 국방체육단)가 도핑 검사에서 적발된 것은 베타 차단제인 프로프라노롤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 약물은 심장 박동을 늦추고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유용하다. 의료용으로는 고혈압, 부정맥, 갑상선질환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미세한 떨림까지도 최대한 억제해야 이길 수 있는 사격이나 양궁에서 베타 차단제는 절대 허용되지 않는 약물이다.

김정수는 도핑 테스트 실패로 선수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목에 걸었던 10m 공기권총(동메달), 50m 권총(은메달) 메달도 박탈당했다. 지젤 데이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도핑에서 적발된 김정수는 메달을 박탈당하고 대회에서 축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기권총 동메달은 제이슨 터너(미국)에게, 50m 권총 은메달은 탄종량(중국)에게 돌아가게 됐다. 50m 권총 동메달은 블라디미르 이사코프(러시아)가 승계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도핑에 관해서는 ‘전쟁’ 수준의 근절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2004 아테네올림픽 때보다 1500여건이 더 많은 4500건의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스페인의 여자 사이클 선수 마리아 이사벨 모레노가 지난달 말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도핑 테스트에 걸려 짐을 꾸렸고, 베트남의 여자체조 선수도 약물 양성반응으로 축출됐다.

전면적으로 강화된 도핑 테스트에 따라 각국의 선수단도 도핑에 대해 철저히 준비를 한다. 김정수와 함께 50m 권총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진종오(29·KT)는 감기가 걸렸어도 약을 먹지 않았고, 레슬링 선수들은 보약을 먹을 때도 전문가와 상의해 복용한다. 미국도 자국의 반도핑기구(USADA)가 주도적으로 나서 ‘프로젝트 빌리브‘(Project Believe)를 운영하는데, 세계반도핑기구의 기준을 넘어서는 혈액 및 소변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 체육계나 선수단이 현저하게 강화된 국제 도핑 테스트의 흐름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을 가능성도 있다. 테스트에 적발되지 않고 넘어갔으면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강화된 도핑 테스트에서 ‘설마’라는 가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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