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의 이승엽이 13일 열린 미국과의 예선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
‘비로 중단’ 중국전 부진 딛고 15일 캐나다전 활약 관심
전날(13일) 미국전서 통쾌한 9회 끝내기 승을 거뒀던 기운은 어디로 갔을까. 우커송 구장을 드리운 검은 구름처럼 한국 야구도 답답함, 그 자체였다.
한국이 한참 실력이 떨어지는 중국을 상대로 졸전을 벌이다가 비로 경기가 연기되는 바람에 휴식일(17일)에 다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은 14일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예선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5회까지 3안타만 때려내는 빈공을 보였다. 그동안 국제무대에 나오지 않았던 중국 선발 리천하오(31)의 구위가 예상 외로 좋아 한국 타자들이 고전했다.
심판판정도 도와주지 않았다. 한국은 4회말 이용규(KIA), 정근우(SK)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득점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중국 2루수가 놓친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뜬공이 인필드플라이로 선언되면서 이승엽이 자동아웃된 동시에 공이 떨어지는 순간 2루로 뛰었던 정근우마저도 아웃되고 말았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항의해 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낮 12시30분에 시작된 경기는 비 때문에 한 차례 중단된 뒤 속개됐다가 6회말 1사 후 이종욱(두산) 타석 때 다시 중단됐고, 결국 오후 5시30분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선발 등판한 송승준(롯데)은 6회까지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비와 함께 물먹은 방망이 때문에 헛수고가 됐다. 한국-중국전은 17일(시각 미정) 6회부터 다시 시작된다. 이에 앞서 한국은 15일 캐나다, 16일 일본과 4강 진출을 좌우할 일전을 치르게 됐다.
미국은 네덜란드에 7-0, 8회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미국 대표팀 유일의 대학선수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샌디에이고주립대)는 선발등판해 7이닝 1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네덜란드는 9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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