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이 닷새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메달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보면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베이징올림픽 초반에 이렇게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우선, 개최국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차가 1시간밖에 안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하기가 수월하다. 실제로 시차 적응 시간이 필요없던 한국 야구 대표팀은 개막식 이틀 뒤인 10일 베이징에 입성해 느긋하게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었다. 쿠바가 베이징 입성에 앞서 지난달 15일 일찌감치 한국에서 와 전지훈련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 교민들과 서울에서 날아간 원정응원단의 열정적인 응원도 선수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실제로 양궁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우리 응원단의 ‘대~한민국’ 함성은 ‘중국의 텃세가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우리의 전통적 강세 종목인 양궁이나 유도에서 초반부터 금메달이 터지면서 선수단 사기가 크게 오른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선수단 분위기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채워지면서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의 쾌거도 선수들에게는 강한 자극이 되고 있다.
대폭 인상된 포상금도 효과적인 ‘당근’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체육회·문화관광부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5만달러(약 5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의 2천만원에서 대폭 인상된 금액이다. 금메달을 일궈낸 감독과 코치에게는 각각 8천만원, 6천만원의 파격적인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전통적인 강세종목과 수영에서의 선전이 선수단 전체 사기를 크게 진작시키고 있다”며 “대폭 인상된 포상금도 대표단의 선전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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