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양태영(28.포스코건설)은 14일 베이징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아쉽게 8위에 그쳤지만 이틀 전에 비해 표정은 많이 나아졌다.

허리 통증 탓에 그는 12일 단체전 결선에서 제 실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대표팀은 5위에 그쳐 사상 첫 단체전 메달 획득을 4년 후로 미뤄야 했다.

맏형 양태영은 말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고 그는 당시 어두운 얼굴로 국가실내체육관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이날은 약간 달랐다. 비록 안마에서 많이 감점돼 개인종합 8위에 마물렀으나 전체적인 연기 점수는 괜찮았다는 판단 덕분이다.

그는 "안마에서 실수를 많이 했기에 점수(14.300점)는 이해할 만큼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주형 감독님께서 아쉽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말은 안 했지만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오심 탓에 도둑맞은 금메달을 되찾을 절호의 찬스를 놓쳤기에 양태영으로서도 회한이 많이 남을 법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우치무라 고헤이(일본.91.975점)부터 91.600점을 받은 양태영까지 7명이 0.4점도 안되는 점수 사이에서 희비에 엇갈렸고 양태영은 더군다나 마지막 안마 종목 전까지 이날 금메달을 딴 양웨이(28.중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단체전과 개인종합 등 메달을 노렸던 두 종목을 놓쳤지만 양태영은 마지막 희망 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밝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허리는 많이 좋아졌다. 오늘처럼만 평행봉을 연기한다면 19일 평행봉 결선에서 메달은 충분히 딸 것 같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주종목 평행봉에서 16.350점을 받아 이날 뛴 24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양웨이보다도 이 종목에서만큼은 0.250점이나 높았다.

시작부터 착지까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고 공중동작 후 평행봉 바를 잡는 동작도 물 흐르듯 깔끔하게 연결돼 감점이 별로 없었다. 봉을 잡고 물구나무를 설 때 허리에 완벽하게 힘을 줬고 상하체가 일자로 곧게 펴지면서 허리 상태도 호전됐음을 몸으로 보여줬다.

소속팀 후배 유원철(24)과 8명이 겨루는 평행봉 결선에 진출한 양태영은 19일 오후 6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