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낚시투어 떠나고파”
“긴장돼서 다리가 후들거리더라니까요.”
사재혁은 13일 베이징 올림픽 역도 남자부 77㎏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상에서 5㎏ 차이가 났지만 용상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연습했던 대로 자신 있게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아직 23살에 불과한 나이에 4차례나 수술을 했던 그는 “다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금메달을 따고 나니 갑자기 여러 가지 생각이 나서 머리가 복잡하다. 진짜 금메달 딴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올림픽은 생각도 못 하고 전국체전 정도나 뛸 수 있을까 했는데, 지난해 열심히 한 게 빛을 본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도 했다. 사재혁은 이날 경기에 대해 “앞서 두 명의 선수(지훈민·이배영)가 실격당해서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중국에 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역도 세계 최강국으로 이번 대회에서만 6개 금메달을 휩쓴 중국의 금메달 행진에도 제동을 걸었다.
사재혁은 금메달을 확정 짓고 용상 세계신기록에 해당하는 211㎏에 도전했다.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에 세계신기록 얘기를 떠들고 다녀서 시도해봤는데 안 돼서 부끄러워요.”
그는 “당장은 아무 생각도 안 들고 한국에 돌아가서 낚시 투어를 떠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아직 먼 얘기지만 그 다음엔 내년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고, 또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 2연패도 노려봐야죠.”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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