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상체 활용한 영법…
패배 못참는 승부욕…
평생 스승과 한호흡…
패배 못참는 승부욕…
평생 스승과 한호흡…
연일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마이클 펠프스(23·미국)를 보면 ‘인간한계’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베이징에서는 1~2종목도 아니고 8개 종목에서 새 기록을 노린다. 이 기간 17번의 예·결선에 출전하고, 실전 수영 거리만 2000m를 넘는다. 때로는 1시간여의 짬을 두고 하루 두 개의 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그럼에도 초인적인 기록행진으로 세계 스포츠팬을 열광시킨다. 과연 펠프스의 불가사의한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 하체보다 긴 상체= 펠프스의 키는 1m93이다. 그런데 상체가 하체보다 불균형적으로 길어서 2m10의 키를 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발 사이즈는 350mm로 물갈퀴를 연상시킨다. 양팔의 길이도 2m1에 이른다. 하체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허벅지부터 다리까지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상하체의 부조화는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펠프스는 커다란 상체로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영법을 몸에 익혔고, 결국 비정상적으로 큰 상체를 최대한 활용해 수영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 맞춤식 훈련= 펠프스의 주종목은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두발을 모아 물을 차 나아가는 접영이다. 통상 선수들은 2~3회 몸동작에 한번씩 호흡을 하지만, 펠프스는 한 스트로크에 한번씩 호흡하는 식으로 바꾸었다. 고개를 들지만 턱이 물에서 빠져나오지 않도록 에너지 낭비를 줄이면서, 더 많은 산소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리듬감을 살리면서 완벽하게 몸에 익혀 접영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다. 긴 양팔로 더 많은 물을 잡아당기면서도 기포발생은 최소화시켜 효율성을 높였다. 또 다른 주종목인 자유형 출발 때는 돌핀킥과 깊은 잠영으로 시작부터 거리에서 이득을 본다.
■ 승부욕= 펠프스는 세계적인 명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패배를 용납하지 않는다. 펠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자유형 200m 종목에서 이언 소프(호주) 등에 뒤져 7관왕 꿈이 좌절됐다. 그러나 4년이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당당히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펠프스는 “나는 패배를 증오한다. 패배는 나를 더욱 자극시킨다”고 강조했다. 연습벌레에다 실전에서는 절대 긴장하지 않는 것도 펠프스의 강점이다.
■ 평생의 스승= 11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노스 볼티모어 수영클럽을 찾아온 펠프스를 알아본 것은 평생의 스승 밥 바우먼이었다. 가능성을 발견하고,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달래면서 그를 세계적 선수로 키운 것은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감독의 열정과 비슷하다. 펠프스는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됐음에도 지도자 앞에서는 착실하고 겸손한 학생일 뿐이다. 파스타와 피자를 좋아하는 청년 펠프스가 13일까지 30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데에는 아버지같은 자상한 스승이 있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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