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통산 금 11개 ‘역대 최고’ 고지 올라
접영 200m 세계신 이어 800m 릴레이도 금
접영 200m 세계신 이어 800m 릴레이도 금
남자접영 200m 결승을 마치고 나온 그는 ‘믹스트 존’에서 “고글에 물이 가득차, 남은 100m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레이스가 계속되면서 (상황이) 점점 나빠졌다. (물속의) 벽을 보는데도 애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세계기록까지 세우며 또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런데 그 금메달이 보통 금메달이 아니다.
2008년 8월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센터(워터큐브). 1896년 시작된 근대올림픽 사상 전무후무할지도 모를 새 역사가 쓰여졌다. 주인공은 사상 첫 8관왕을 노리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
이날 제29회 베이징올림픽 남자접영 200m 결승에 출전한 펠프스는 1분52초03의 세계기록을 수립하며 맨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신이 지난해 3월28일 멜베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작성한 세계기록(1분52초09)을 0.06초나 앞당겼다. 이로써 펠프스는 이번 대회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개인통산 10개 금메달 고지에 오른 사상 첫번째 선수가 됐다. 112년 근대올림픽 역사에서 9개의 금메달을 딴 선수는 수영의 마크 스피츠(미국) 등 모두 4명이 있었다.
펠프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어 58분 뒤 열린 남자 4x200m 자유형 릴레이 결승에도 미국대표팀으로 출전해 1번 타자로 200m를 1분43초31(전체 1위)로 끊으며 팀의 금메달 획득에 견인차가 됐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 5관왕에 올랐으며, 통산 금메달 수도 11개로 늘렸다. 라이언 로츠트(1분44초28)-리키 베렌스(1분46초29)-피터 반더카이(1분44초68) 등이 출전한 미국은 6분58초56의 세계기록(종전 7분03초24)을 작성했다.
김봉조 <에스비에스>(SBS) 해설위원은 “펠프스가 개인혼영(접영-배영-평영-자유형) 200m와 400m는 물론, 자유형 200m 등에서도 잘하는 것은 전천후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박태환과 자유형 200m 레이스를 펼칠 때 잠영 거리가 무려 13m나 됐는데, 물속에서 그렇게 숨 안쉬고 오래 있는 것은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펠프스는 10일부터 시작된 수영 종목에 매일 1개, 또는 2개 종목에 출전하는 등 5개 종목에서 모두 세계기록 행진을 벌여 그의 이런 기록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펠프스는 앞으로 15일 개인혼영 200m, 16일 접영 100m, 17일 4x100m 혼영 릴레이를 남겨놓고 있다. 모두 금메달을 따면 사상 초유의 8관왕이 된다. 1972년 마크 스피츠가 수영에서 작성한 7관왕을 넘어서는 것이다.
펠프스는 아테네올림픽 때도 스피츠 기록 경신을 노렸으나, 자유형 200m와 4x100m 자유형 릴레이에서 각각 동메달에 그치면서 6관왕에 만족해야 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펠프스의 베이징올림픽 8관왕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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