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1호 금메달 전문 박경모냐, 시력 0.1의 신궁 임동현이냐.
한국 남자양궁이 15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올림픽 개인전 노골드 한풀이에 나선다.
여자양궁이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해온 반면, 남자는 유독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박성수)과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정재헌)에서 은메달을 두 개 따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오교문, 장용호도 이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이 풀지 못한 한을 베이징에서 풀겠다고 나선 궁사는 박경모(33.인천계양구청), 임동현(22.한국체대), 이창환(26.두산모비스). 특히 4강 맞대결을 벌일 박경모와 임동현의 신경전은 치열하다.
스타일은 정반대다. 눈이 나쁜 대신 배짱 좋은 임동현이 손끝에 느껴지는 감각을 중시하고 느낌이 오면 곧바로 화살을 날리는 `속사형'이라면 박경모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장고형'이다.
임동현의 컨디션은 최고조다. 충북체고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응원단에 큰 절을 올리던 18세 소년은 이제 한국양궁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발지니마 치렘필로프(러시아)에게 첫 세 발에서 5점이나 뒤지다 110-108, 2점차 역전 우승을 일궈낸 임동현은 3차 월드컵대회에서 1위에 올랐고, 세계랭킹도 1위다.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체전을 휩쓴 임동현이 베이징에서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따내면 사상 초유의 `더블 그랜드슬램'이 가능하다. 임동현은 "이제 남자도 금메달을 딸 때가 됐지 않느냐"며 "내가 따내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임동현이 이 약속을 지키려면 우선 11년 대선배 박경모부터 꺾어야 한다. 랭킹 3위 박경모는 후배에게 개인전 첫 골드 영광을 넘길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올림픽 개인전 1호 주인공은 자신이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경모는 국가대표에 첫 선발된 1993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제1회 코리아국제양궁대회와 1994년 아시안게임, 2006년 초대 양궁월드컵 파이널까지 늘 한국 남자 개인전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고민중인 박경모는 "올림픽 개인전 첫 금메달까지 따고 24년 선수생활을 멋지게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모와 임동현이 서로 상대전적을 따지는 등 신경전을 벌이는걸 보고 한쪽에서 말없이 웃고 있는 이창환도 있다. 그는 그동안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 경험이 없고, 올림픽도 첫 출전이다. 하지만 한국 양궁은 1984년 LA대회에서 신인 서향순이 당시 금메달 1순위 후보 김진호를 꺾고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에 첫 출전한 선수들이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전통이 이어진다면 남자는 이창환, 여자는 주현정(26.현대모비스), 윤옥희(23.예천군청)가 금메달 후보인 셈이다. 쟁쟁한 실력자들이 버티고 있는 한 태극궁사들의 24년 한풀이가 쉬울 리 없다. 가장 큰 적은 11일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8발 중 6발을 10점, 나머지 2발을 9점에 꽂은 마르코 갈리아조(이탈리아)다. 랭킹라운드를 1∼3위로 통과한 후안 세라노(멕시코)와 망갈 싱 참피아(인도),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도 우승 후보다. 애틀랜타대회에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동메달에 그친 오교문 호주감독은 한국계 귀화 선수 김하늘(호주)을 통해 금메달 한풀이에 나선다. 30초에 한발씩 12발로 승부를 가르는 개인전에서 누가 금메달 주인이 될지는 아무도 점칠 수 없지만 짜릿한 승부가 이어질 것만큼은 확실하다. (베이징=연합뉴스)
임동현이 이 약속을 지키려면 우선 11년 대선배 박경모부터 꺾어야 한다. 랭킹 3위 박경모는 후배에게 개인전 첫 골드 영광을 넘길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올림픽 개인전 1호 주인공은 자신이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경모는 국가대표에 첫 선발된 1993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제1회 코리아국제양궁대회와 1994년 아시안게임, 2006년 초대 양궁월드컵 파이널까지 늘 한국 남자 개인전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고민중인 박경모는 "올림픽 개인전 첫 금메달까지 따고 24년 선수생활을 멋지게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모와 임동현이 서로 상대전적을 따지는 등 신경전을 벌이는걸 보고 한쪽에서 말없이 웃고 있는 이창환도 있다. 그는 그동안 국제대회 개인전 금메달 경험이 없고, 올림픽도 첫 출전이다. 하지만 한국 양궁은 1984년 LA대회에서 신인 서향순이 당시 금메달 1순위 후보 김진호를 꺾고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에 첫 출전한 선수들이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전통이 이어진다면 남자는 이창환, 여자는 주현정(26.현대모비스), 윤옥희(23.예천군청)가 금메달 후보인 셈이다. 쟁쟁한 실력자들이 버티고 있는 한 태극궁사들의 24년 한풀이가 쉬울 리 없다. 가장 큰 적은 11일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8발 중 6발을 10점, 나머지 2발을 9점에 꽂은 마르코 갈리아조(이탈리아)다. 랭킹라운드를 1∼3위로 통과한 후안 세라노(멕시코)와 망갈 싱 참피아(인도),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도 우승 후보다. 애틀랜타대회에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동메달에 그친 오교문 호주감독은 한국계 귀화 선수 김하늘(호주)을 통해 금메달 한풀이에 나선다. 30초에 한발씩 12발로 승부를 가르는 개인전에서 누가 금메달 주인이 될지는 아무도 점칠 수 없지만 짜릿한 승부가 이어질 것만큼은 확실하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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