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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한국유도, 부상은 입어도 질 수는 없다

등록 2008-08-13 13:39

한국 유도대표팀이 이런 저런 부상에도 12일까지 금 1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회 첫 날이던 9일 남자 60㎏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민호(28.한국마사회)는 베이징에 들어오던 5일까지만 해도 오른쪽 발에 붕대를 감은 채 슬리퍼를 신어야 했다.

새끼발가락에 화농성 염증이 생겨 베이징 출국 날 오전에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응급치료를 받을 정도였다.

6일 첫 훈련에서 "괜찮다.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하고 있다"고 말한 최민호를 두고 주위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최민호는 보란 듯이 전 경기를 한판으로 장식하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일 남자 73㎏급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20.용인대)은 더 극적이었다.

8강에서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왼쪽 갈비뼈를 다친 것이다. 당시에는 정확한 부상 정도를 몰랐겠지만 정밀진단 결과 연골과 뼈 일부가 조각나 떨어져 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통증이 극심할 터인데도 4강에 나가 중앙 아시아의 강호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를 물리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선수단 주치의를 맡고 있는 박진영 박사는 "선수 본인이 워낙 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12일 남자 81㎏급 은메달리스트 김재범(23.한국마사회)도 마찬가지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13일 베이징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베이징 오기 한 달 전에 (김)재범이가 '피곤하다'고 하기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도록 했는데 간 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정확한 병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급성 간염의 일종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재범도 "너무 훈련을 많이 해서 간 수치가 높아졌다. 지금도 약간 피로하다"면서 "일단 휴식을 좀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하게 말하자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매트에 나가 세계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셈이다.

여자부도 아직 메달은 없지만 투지는 뒤지지 않는다. 10일 여자 52㎏급 동메달 결정전에 나가 패했던 김경옥(25.하이원)은 동메달 전을 치르기 직전 경기에서 귀를 얻어 맞았다.

귀가 부어오른 채로 동메달 결정전에 나가 패한 김경옥은 경기가 끝난 뒤 귀에서 주사기 2개 분량의 피를 뽑아냈다.

12일 여자 63㎏급 공자영(23.포항시청)도 패자전에서 끝까지 맞서 싸우다 왼쪽 어깨 인대가 부분 파열됐다.

경기 종료 3초 전까지 절반으로 넉넉히 이기고 있었기 때문에 동메달 결정전 진출을 눈 앞에 두는 듯 했지만 3초를 버티지 못하고 팔가로누워꺾기 한판으로 지고 말았다.

윤익선 여자대표팀 감독은 "굵은 인대가 다친 것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았지만 경기에 진 데다 어깨 인대까지 다친 제자를 보는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왕기춘과 김재범 등의 선수들이 좌우명으로 밝힌 '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는 뜻의 '수사불패(雖死不敗)'의 정신 그대로 유도 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매트를 빛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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