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가운데)와 윤경민(오른쪽) 등 한국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덴마크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
31-30 극적 승리…예선 첫승
종료 3초 전, 정수영의 손을 떠난 공은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 덴마크의 골대를 향했다. 종료 1분을 남기고 그가 던진 공은 이미 한번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김태훈 감독은 종료 14초 전 작전타임 때, “수영아, 자신 있게 던져”라고 소리쳤다. 정수영의 손을 떠난 공은 골키퍼의 오른발을 맞고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종료 3초를 남기고 넣은 결승골로 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예선 첫 승리를 거뒀다.
12일 저녁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핸드볼 조별리그 2차전. 한국은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팀인 덴마크에 31-3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주역 라이트윙 정수영의 진가는 후반에 빛이 발했다. 후반 2분께 터진 골을 시작으로 그는 후반에만 무려 9골을 쏟아부었다. 정수영은 덴마크의 집중 수비를 몸으로 돌파했고, 수비에 막히면 중거리에서 바운드 슛을 성공시키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정수영의 활약에 한국은 강호 덴마크와 종료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펼치다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러시아·독일 등 유럽의 강호와 한조인 한국은 이날 역대 전적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덴마크를 꺾으며 8강 진출에 기대를 갖게 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14일 아이슬란드와 3차전을 치른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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