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연단원들이 12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공원에서 환영을 나타내는 깃발을 들고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베이징/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중국 응원구호 모든 경기장 마다 쩌렁쩌렁
“짜여우(加油)!” “짜여우!”
11일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전. 한국의 박경모(33)는 마지막 한 발을 남기고 있었다. 박경모가 활시위를 당길 즈음이었다. “짜여우!” 중국 관중들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짜여우는 “기름을 더한다”는 뜻으로 중국이 선수들을 응원할 때 사용하는 구호다. 그러나 이번에는 응원이 아니라 한국 선수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소음작전이었다. 한국 응원단의 ‘대~한민국’ 구호는 들리지 않았다. 임동현(22)은 인터뷰에서 “야유 섞인 중국 관중의 응원이 거슬렸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일방적인 관중응원을 통제하기로 했다. 지난달 15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장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선수 또는 관중의 주의집중을 방해하는 행위 등은 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 응원단의 ‘짜여우’ 함성은 조직위 방침과는 무관하게 대부분의 경기장을 메우고 있다. 중국팀 경기뿐만 아니다. 한국 대 이탈리아 전에서도 “이탈리아! 짜여우!”가 경기장을 울렸다.
10일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는 “대~한민국” 구호와 함께 “오지, 오지, 오지, 오이! 오이! 오이!” 응원구호로 떠들썩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응원단은 박태환의 라이벌인 그랜트 해킷이 출전할 때뿐만 아니라 자국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 구호를 외쳤다. 오지(Aussie)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을 뜻하는 애칭이고, 오이(Oi)는 영어의 고(Go)와 같은 의미다. 유도에서 한국과 맞붙은 일본 응원단은 “간바레(힘내라), 닛폰(일본)!”을 구호로 삼고 있다.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80kg급 결승전에서 그리스 선수를 만난 문대성은 “엘라스! 엘라스!”를 외치는 일방적인 홈 관중의 응원을 딛고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엘라스는 그리스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부르는 명칭으로 역사 문화적 자부심을 담고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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