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만장 팔렸는데” 원인분석 분분
완전히 매진됐다던 올림픽 표는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680만장의 표가 완전히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경기장 곳곳에는 듬성듬성 빈 좌석이 눈에 띈다. 밖에서는 경기를 보려는 이들이 표를 구할 수 없어 발을 구르는 데, 막상 입장하면 곳곳에 몇줄씩 좌석이 빈 채 경기가 진행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서도 이 ‘미스터리’가 주요 화제가 됐다. 올림픽조직위 부집행위원장 왕웨이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도 이 문제는 도전이다.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중석이 빈 이유로 △귀빈이나 후원사 등을 위해 좌석을 남겨 둬야 하고 △여러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판매되는 입장권을 산 관객들이 비인기 경기에는 입장하지 않다가 인기 경기 시간에 맞춰 입장하는 현상 등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낮은 표 가격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올림픽 표의 58% 이상이 100위안(약 1만6천원) 이하다. 30위안짜리 표도 많다. 또 국내 판매분의 14%를 차지하는 학생표는 5~10위안 정도다. 이처럼 저렴하게 표를 산 관객들 가운데 날씨가 나쁘거나 경기장이 멀거나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날 경우 아예 관람을 포기한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암표상들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한숨짓는 이들도 많다. 최근 한국 응원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왔으나 표를 구할 수 없어 애태우고 있는 한 가이드는 “암표상들이 대규모로 표를 샀는데, 중국 정부가 암표상을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암표상들이 표를 내다팔지 못하고 있어 표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당국의 철통 단속을 피해가며 판매에 나선 일부 암표상들은 공식 가격의 10배 이상에 표를 팔고 있다. 여기에 중국 공안 당국이 테러나 사고에 대비한 삼엄한 경비를 펼치기 위해 일부러 일부 표를 팔지 않고 자리를 비워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베이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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