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치고나간 ‘돌고래’
시간 지나며 차이 더 벌어져
시간 지나며 차이 더 벌어져
5번 레인에 선 자신을 소개하는 방송 멘트가 나오자, 박태환(19)은 미소를 지으며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였다. 바로 옆 6번 레인은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 4번 레인은 준결승 1위를 차지한 피터 반더카이(24·미국). 이윽고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출발신호가 울리자, 반신수영복을 착용한 박태환이 빠르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출발 반응시간은 0.67초. 역시 최고로 빨랐다. 지난 10일 자유형 400m에서도 그랬다. 펠프스는 0.73초.
그러나 ‘볼티모어의 탄환’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펠프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성조기가 그려진 전신수영복을 입은 펠프스는 가공할 ‘돌핀킥’으로 초반 앞으로 쭉~ 치고나가더니, 50m를 24초31로 가장 먼저 턴했다. 박태환은 24초91로 3위. 0.6초 차이가 났다. 이후 박태환이 힘을 냈지만, 펠프스는 더욱 멀어져 갔다. 100m에서 박태환이 마침내 2위(51초54)로 나섰으나, 펠프스는 1초25차로 앞서 있었다. 150m 지점에서는 1초70차로 더욱 벌어졌다. 마지막 50m를 남기고 박태환이 스퍼트를 올렸지만, 펠프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펠프스는 50m 마지막 구간을 26초12, 박태환은 26초17로 찍었다.
박태환보다 10㎝나 큰 펠프스(1m93, 91㎏)는 자신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이용해 특유의 돌핀킥으로 경쟁자에게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아시아기록(1분44초85)으로 2위를 차지한 박태환과는 무려 1초89차였다. 반더카이는 1분45초14로 동메달. 박태환은 경기 뒤 “펠프스처럼 돌핀킥 많이 쳐서 나오는 것, 그 정도는 못해도 턴을 부드럽게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을 간절히 느꼈다”며 “턴 위주로 하체훈련을 해야 한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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