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가 12일 베이징 사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미터 권총경기결승에서 사격을 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핑 검사 우려 약 못먹어…마지막 한발 더 집중”
“정신없었는데…감독님이 ‘1등’이라는 순간 눈물”
“정신없었는데…감독님이 ‘1등’이라는 순간 눈물”
결국 해냈다. 진종오(29·KT)는 믿기 어려운 실수를 했던 “4년전은 잊었다”고 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게 이런 기분이구나.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감독님이 ‘1등’이라고 하는 순간 눈물이 나왔다”며 금메달을 쏜 ‘그 순간’ 기억을 되살렸다 .
12일 베이징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종오는 “결승전을 치르는 내내 1등이란 상상은 안했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난다”고 했다.
그는 “4년전 같은 실수를 했다면 또 같은 실수했다고 할까봐 마지막 한발에 더 긴장하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온 뒤 감기에 걸렸는데 도핑 검사를 우려해 일주일 넘게 약도 먹지 못한 채 버텨왔다. 그 사이 금·은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감기에 걸린 것도 “몸이 안 좋아서 더 집중하려고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하고,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이것도 “효과를 봤다”고 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을 줄이려고 잘랐는데,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마침 여름이어서 편하기도 하더라구요.”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사격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비결도 공개했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특별히 하는 건 없고 사격할 때 만큼은 한발 한발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해요. 대신 취미생활 할 때는 사격을 완전히 잊고 거기에만 집중하죠.”
훈련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고교 때보다 대표팀에서 하는 훈련량이 오히려 적다. “하루에 몇발 이상이라고 정해놓지 않아요. 많이 쏘는 게 중요한 건 아니고, 단 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도 이제야 꺼내놨다. “사격장 시설이 없어서 전북 임실까지 가서 훈련을 해야했는데, 저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대표팀 선수들이 한달에 한번 정도 보는 가족들에게 미안해해요.”
그는 “이번에 본 것처럼 중국만 해도 사격에 적극적 지원 안아끼는 것 같다. 태릉의 경우 오래전에 지어져 시설이 낙후됐지만, 그나마 없애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진종오는 “만족할 기록이 나올 때 까지 계속 사격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 기록이 뭘까? 진종오가 되묻는다. “아마 세계 기록이겠죠?”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진종오는 “만족할 기록이 나올 때 까지 계속 사격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 기록이 뭘까? 진종오가 되묻는다. “아마 세계 기록이겠죠?”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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