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에 이어 2008년 베이징에서도 태극기를 휘날리려 했던 한국 레슬링의 간판 정지현(25.삼성생명)의 꿈은 5초를 버티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그레코로만형 60㎏급 8강전이 열린 베이징의 중국농업대학 체육관.
정지현은 누르바키트 텐기즈바예프(카자흐스탄)를 맞아 1라운드를 따낸 뒤 2라운드에서도 활발한 공격을 하며 종료 5초전까지 2-1로 앞서 있었다. 조금만 버티면 라운드 스코어 2-0으로 4강에 나가는 상황.
더욱이 정지현과 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사사모토 마고토(일본),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 다비드 베디나드제(그루지야) 등 강호들이 대진표에 따라 초반에 맞붙었다.
1996년과 2000년 올림픽을 제패했던 나자리안마저 8강에서 탈락, 4강에만 나가면 정지현이 껄끄러워 했던 경쟁자들이 모두 없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정지현은 방심을 한 듯 텐기즈바예프에게 어깨를 내줬고 순식간에 업어넘기기를 당했다.
2점을 빼앗기며 2-3으로 2라운드를 내준 정지현은 기선을 완전히 제압당하며 3라운드도 넘겨 주고 말았다.
아테네올림픽을 우승한 뒤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체급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고통을 겪었던 정지현은 매트에 엎드린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아테네올림픽을 우승한 뒤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체급을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고통을 겪었던 정지현은 매트에 엎드린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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