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7연패를 하고 나면 11월에 항암치료를 받을 겁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6연속 금메달 행진을 지휘한 문형철(50) 여자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2월 `갑상샘암 3기'라는 판정을 받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대표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일제히 받은 신체검사에서 뜻밖의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지난해 1월 `금메달을 따면 본전, 못 따면 역적'이라는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게 몸에는 치명적이었던 셈이다.
암 치료에 스트레스와 과로는 금물. 문형철 감독은 한동안 고민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지휘봉을 내려놓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물러설 순 없었다. 그를 믿고 군부대 훈련, 번지점프 등을 말없이 수행해 준 양궁대표팀 윤옥희(23)나 박성현(25), 주현정(26)에게 실망을 안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갑상샘 암 절제수술을 했고, 4월엔 항암치료도 받았다. 남은 방사선 동위원소치료는 올림픽이 끝난 뒤인 11월로 미뤘다. 예후가 좋아 치료를 잘 받으면 생명엔 지장이 없다지만 약은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
14일 여자 양궁 개인전 7연패 도전을 앞둔 문 감독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게 부담스러운 듯 애써 "별일 아니다"라며 "치료만 잘 받으면 살 만큼 살 수 있다고 들었다. 일단은 올림픽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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