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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황제 이름값? 마린보이 2관왕? 물살의 선택은

등록 2008-08-11 22:42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가 11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4위(1분46초48)로 들어온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 (왼쪽) 박태환이 11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1분45초99)을 세우며 2위로 들어온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오른쪽)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가 11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4위(1분46초48)로 들어온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 (왼쪽) 박태환이 11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1분45초99)을 세우며 2위로 들어온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오른쪽)
펠프스-박태환 ‘동·서양 세기의 대결’
‘박’ 상승세 감안 땐 결과 예측 어려워
“금메달을 또 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죠. 하지만 펠프스에 비하면 저는 아직 갓난아기입니다.”

11일 오전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린 국가아쿠아틱센터(워터큐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2위를 차지해 결승에 안착한 박태환(19·단국대1).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와의 격돌을 앞두고 박태환은 “(그와는) 기술적으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이기기를 원하지만, 더 많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날 성적만으로는 분명 박태환이 앞섰다. 1분45초99의 아시아신기록으로, 미국의 강호 피터 반더카이(1분45초76)에 이어 두번째로 기록이 좋았다. 펠프스는 4위(1분46초28). 박태환과 펠프스는 전날 예선에 이어 이날도 2조에서 각각 3번·5번 레인을 배정받아 예비 대결을 펼쳤다. 준결승이라고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박태환이 전혀 꿀릴 게 없었다. 막판 스퍼트도 힘이 있어 보였다. 12일 오전 11시16분(한국시각) 결승에서 박태환에게 금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결승전은 가히 ‘동서양 세기의 대결’이라고 일컬을 만하다. 펠프스는 수영강국 미국의 간판스타로 세계기록(1분43초86·2007년 3월27일 호주 멜버른)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기록도 세계 1위다. 지난 7월1일 미국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기록한 1분44초10. 접영 100·200m에 개인혼영 200·4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리는 그는 다재다능한 스타다. 지난해 3월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7관왕, 2004 아테네 올림픽 6관왕 등 경력도 무척 화려하다.

반면,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시즌 최고기록은 1분46초26(4월20일·동아수영대회)다. 그러나 이번 준결승에서 이 기록을 깼기 때문에 결승전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자유형 400m에서도 이언 소프의 세계기록(3분40초08)에 0.98초 차로 근접한 박태환이었다.

그러나 수영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이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펠프스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선수단은 일단 ‘우승은 어렵고 입상하면 잘하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5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준결승 1위 반더카이(24)도 경계해야 한다. 1m93·95㎏의 거구로 4년 전 아테네올림픽 4X200m 자유형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땄다.

베이징/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마이클 펠프스 VS 박태환
마이클 펠프스 VS 박태환

펠프스ㆍ해킷도 19살때 ‘폭발’
“박태환 이제부터 시작이다”

청년 박태환은 19살이기에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세계 수영계에서 18~19살은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는 도약대다. 박태환 선수가 넘어야 할 산인 마이클 펠프스(23·미국)는 19살이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6관왕에 올랐다. ‘장거리 왕’ 그랜트 해킷(28·호주)도 19살 때부터 1500m의 절대왕자로 군림했다. 전설의 수영선수 마크 스피츠(58·미국)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2개)을 땄는데, 당시 18살이었다.

19살 박 선수도 세계적 수영영웅들과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아시아신기록도 갈아치우고 있다. 4년 뒤인 2012 런던 올림픽이 기다려지는 것도 바로 19살의 폭발력 때문이다. 지금의 기세라면 세계의 벽도 두렵지 않아 보인다.

박 선수에게 4년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6관왕에 올랐던 펠프스는 4년 동안 더 성장해 베이징에서는 8관왕을 목표로 세웠다. 해킷은 2000년 시드니에 이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스피츠는 멕시코 올림픽 뒤 4년을 더 갈고닦은 뒤 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사상 첫 수영 7관왕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한창 커나가는 박 선수가 앞으로 4년 동안 수영 완숙기에 접어들면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노민상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은 “박태환이 19살이기 때문에 다음번 올림픽에서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다. 우리가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선수도 “기회가 된다면 다음 런던 올림픽에서 펠프스를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영 한길을 파 세계적인 수영 대선수로 더 크길 바라는 심정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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