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 발목잡아메치기에 당해 = 2008베이징올림픽이 계속된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73kg급 결승전에서 왕기춘이 아제르바이잔 엘누르 맘마들리에게 발목잡아메치기 당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금메달을 꿈꿨던 왕기춘(20.용인대)의 목표는 결승 시작 13초만에 물거품이 됐다.
11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의 결승 상대는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였다.
당시에도 시원하게 넘기지는 못했지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효과를 따내 힘겹게 이겼기 때문에 이날도 승산은 충분해 보였다.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8강전에서 늑골을 다쳤다고는 하지만 4강전을 앞두고 휴식시간에 '괜찮다. 문제없다'는 소식이 들려왔던 터다.
그렇다면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왕기춘이 불과 13초만에 허무하게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너무 쉽게 다리를 잡혀준 것이 지적된다. 조용철 대한유도회 전무는 "맘마들리의 주특기가 다리잡기다. 그런데 시작부터 다리를 잡혀 어려운 경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왕기춘이 한판으로 패한 기술은 발목잡아메치기였다. 결국 상대 주특기를 쓸 수 있도록 열어준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던 셈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판정이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왕기춘이 넘어가면서 주심이 한판을 선언하자 팔을 내저으며 판정에 항의의 뜻을 나타냈고 조용철 전무도 경기가 끝난 뒤 "완전히 넘어가지 않고 옆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한판으로 보기 어려웠는데도 심판이 한판으로 선언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사실 기술이 걸리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은 몸이 유연한 왕기춘의 주특기다. 넘어가는 도중에도 몸을 틀어 앞으로 떨어지는 기술이 탁월한 왕기춘으로서는 최선의 방어를 했지만 판정에서 불이익을 본 셈이다. 매트에 드러누운 왕기춘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매트를 걸어나오면서도 안병근 감독에게 '죄송하다'는 듯이 얼굴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고개를 숙이기엔 나이가 너무 젊다. 이제 20살인 왕기춘은 이날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4년을 더 준비할 힘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mailid@yna.co.kr 아쉬운 은메달 왕기춘 “노력이 부족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원희 선배 대신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겁없는 신예' 왕기춘(20.용인대)이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금빛 도전에 실패한 뒤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눈물로 대신했다. 왕기춘은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최민호에 이어 두 번째 유도 챔피언 탄생을 기대했지만 결승 상대인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경기 시작 13초 만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매트 위에 쓰러졌기 때문이다. 왕기춘은 충격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모습이었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굵은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거부했던 왕기춘은 안병근 감독의 권유로 취재진의 질문에 "도와 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짧게 전했다. 8강 경기 중 옆구리를 다쳐 심한 통증을 호소했던 왕기춘은 4강전에서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를 상대로 우세승을 거뒀지만 결승에서 만난 맘마들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체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8.한국마사회)가 KBS 보조 해설위원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놓친 금메달이라 더욱 아픔이 컸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자 실력을 보여준 왕기춘은 "원희 형 몫까지 대신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던 다짐이 무위로 돌아가 아쉬움을 안고 귀국 길에 오르게 됐다. chil8811@yna.co.kr
사실 기술이 걸리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은 몸이 유연한 왕기춘의 주특기다. 넘어가는 도중에도 몸을 틀어 앞으로 떨어지는 기술이 탁월한 왕기춘으로서는 최선의 방어를 했지만 판정에서 불이익을 본 셈이다. 매트에 드러누운 왕기춘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매트를 걸어나오면서도 안병근 감독에게 '죄송하다'는 듯이 얼굴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고개를 숙이기엔 나이가 너무 젊다. 이제 20살인 왕기춘은 이날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4년을 더 준비할 힘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mailid@yna.co.kr 아쉬운 은메달 왕기춘 “노력이 부족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원희 선배 대신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겁없는 신예' 왕기춘(20.용인대)이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금빛 도전에 실패한 뒤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눈물로 대신했다. 왕기춘은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최민호에 이어 두 번째 유도 챔피언 탄생을 기대했지만 결승 상대인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경기 시작 13초 만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매트 위에 쓰러졌기 때문이다. 왕기춘은 충격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모습이었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굵은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거부했던 왕기춘은 안병근 감독의 권유로 취재진의 질문에 "도와 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짧게 전했다. 8강 경기 중 옆구리를 다쳐 심한 통증을 호소했던 왕기춘은 4강전에서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를 상대로 우세승을 거뒀지만 결승에서 만난 맘마들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체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8.한국마사회)가 KBS 보조 해설위원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놓친 금메달이라 더욱 아픔이 컸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자 실력을 보여준 왕기춘은 "원희 형 몫까지 대신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던 다짐이 무위로 돌아가 아쉬움을 안고 귀국 길에 오르게 됐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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