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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왕기춘, 성공시대는 이제부터

등록 2008-08-11 20:49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20.용인대)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까까머리 고등학생이었다.

서울체고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왕기춘은 대학교 신입생이던 지난 해 3월에 당시 73㎏급을 양분하고 있던 이원희(27)와 김재범(23.이상 한국마사회)을 연파하는 등 말 그대로 '될 성 부른 나무'였다.

1988년 9월13일 생으로 아직 만 20세도 되지 않은 왕기춘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72㎏급에서 김미정 현 용인대 교수가 금메달을 따낼 때 21살보다 1년 이상 어리다.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이원희와 비교해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제패를 3년이나 일찍 해냈다.

따라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자기 관리만 충실히 할 경우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유도계의 기대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우승을 해낸 선수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60㎏급 노무라 다다히로(일본)가 유일한데 왕기춘은 2012년 런던은 물론 2016년 올림픽에도 28세 팔팔한 나이로 출전할 수 있다.

1회전 상대였던 리나트 이브라히모프(카자흐스탄)와 경기에서 상대 배대뒤치기에 넘어갈 뻔 하다가 그대로 누르기로 밀어붙여 포인트를 따낸 것에서 보듯 탁월한 유연성이 왕기춘의 최대 장점이다.

몸이 유연하다 보니 상대 기술에 걸려도 빠져나가는 기술이 탁월하다. 5월 올림픽 대표선발전 승자 결승 이원희와 경기에서도 상대 기술에 크게 넘어가는 도중에 몸을 돌려 앞으로 떨어지며 실점을 면한 것도 좋은 예다.


다만 3회전에서 레안드로 길레이로(브라질) 전에서 나온 것처럼 확실한 한판 기술이 부족해 종종 연장전까지 끌려들어 가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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