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팀 존슨
자유형 릴레이 금
자유형 릴레이 금
베이징 워터큐브의 금메달은 백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미국과 호주 선수들이 금메달을 휩쓰는 수영에서 박태환(한국)과 기타지마 고스케(일본)가 잇따라 우승한 데 이어, 흑인 수영 선수도 11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검은 피부로 워터큐브의 금빛 물살을 가른 주인공은 4X100m 자유형 릴레이에 출전한 미국 수영팀의 컬렌 존스(24). 존스는 11일 결선에서 3번 선수로 나서 마이클 펠프스와 함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우승으로 그는 4X100m 자유형 릴레이에서 첫 세계 신기록을 가진 흑인이 되는 기쁨도 만끽했다.
존스는 지난달 미국 수영 대표선발전에서 흑인 선수로는 미국 올림픽 사상 세번째로 선발됐다. 그는 대표로 선발된 뒤 “나는 제2의 펠프스가 되기를 원하지도 않고, 누가 내 신발을 맞춰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올림픽 팀에 들어간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미국 내 소수민족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베이징올림픽 수영에서 존스가 흑인선수로는 첫 금메달을 안았지만, 그가 올림픽 사상 최초는 아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접영 100m에서 수리남의 안토니 네스티가 흑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미국의 앤서니 어빈이 금메달을 딴 바 있다.
그동안 흑인들이 올림픽 메달을 따기 힘든 이유는 경제적인 비용 탓이었다. ‘신체구조상 근육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물에 잘 가라앉아 수영을 못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개인 종목인 수영을 하기에는 돈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다. 또 수영을 통해 부와 명예를 움켜쥘 기회도 다른 종목에 비해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존스와 어빈처럼 흑인선수들의 올림픽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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