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희가 10일 베이징항공항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53㎏급 용상 3차 시기에서 힘찬 모습으로 119㎏을 성공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 53kg 은메달
‘소녀 장사’ 윤진희(22·한국체대)가 역도에서 은빛 바벨을 들어올렸다. 10일 베이징 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부 53㎏에서 윤진희는 합계 213㎏(인상 94㎏·용상 119㎏)을 들어올려 은메달을 따냈다.
인상 1차에서 경쟁자들보다 2㎏을 더 들어올리며 시작한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인상 2차, 3차 시기를 모두 실패한 게 뼈아팠다. 인상 1차에서 94㎏을 성공해 곧바로 97㎏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때문에 용상에서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벨로루시 출신 노비카바 나스타샤와 막판 피 말리는 ‘1㎏’ 싸움은 이래서 펼쳐졌다. 노비카바가 용상 3차 시기를 성공시키면서 합계에서 1㎏을 앞서갔다. 윤진희는 노비카바를 따라잡기 위해 용상에서 119㎏에 도전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특유의 차분함으로 시간을 충분히 쓴 윤진희는 어깨까지 역기를 들어올린 뒤 “끄앗!” 기합소리와 함께 머리 위로 번쩍 역기를 들어올렸다. 노비카바와 같은 합계 213㎏. 하지만 은메달은 몸무게가 0.15㎏ 가벼운 윤진희(52.72㎏) 몫이었다. 계속 악화되던 무릎 부상에도 도핑 검사 때문에 주사도 맞지 못한 채 투혼을 펼쳐 얻어낸 결과여서 더 빛을 냈다. 오승우 여자대표팀 감독은 “인상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록이었지만 더 잘하려고 한 게 실수로 이어진 것 같다. 아쉽지만 잘했다”고 칭찬했다. 금메달은 인상에서 95㎏, 용상에서 126㎏을 들어 합계 221㎏을 기록한 든 타이의 프라파와디 자로엔라타나타라쿤(24)에게 돌아갔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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